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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아시아 제53호 2019.여름 - 이 사람 An Asian Profile : 그대 아직 살아 있다면
아시아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아직도 분단된 나라에서 살아가는 나에게 그는 물었다.누가 전쟁을 부추기는가.전쟁을 부추기는 자들이 얻을 이익과 당신들이 잃을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지금 남북, 미중이 가진 파괴력은 6.25 전쟁이나 베트남 전쟁 때와 전혀 다르다.다시 전쟁을 하고도 한반도가 전쟁 이전으로 회복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75-)
나는 이 전쟁으로 고통을 겪고 상처를 입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는 것이었다.전쟁 후 25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된 이 연ㅅ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덕분에 1971뇬,그리고 그 후의 이날들이 나에게 생생하게 다가오게 되었다. (-87-)
빠름의 선물은 '편리'이고 느림의 선물은 '사유'입니다.천천히 걸을 때 좋은 생각이 찾아옵니다.아무리 편리함이 좋다고 해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을 속도에 맡길 수 없습니다. (-132-)
허저인에게 문자가 없다는 청량의 말에 민호는 속으로 흠칫 놀랐다.허저인들은 긴 세월을 내려오면서 흘룡강, 송화강, 우수리갈 연안에서 줄곳 살아왔다. 이 지역에서 살았던 주민을 선진 때에는 숙신, 적신이라 불렀고,한위때는 읍루,남복조 때에는 물길,수당 때에는 말갈이라 불렀다.(-178-)
나는 전쟁을 겪어 보지 않은 세대이다.그래서 전쟁에 대한 상흔에 대해 추상적이며, 적접적으로 느껴지지 않으며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전쟁을 하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전쟁이 한 번 쯤은 일어나야 한다는 경솔한 생각을 간간히 할 때가 있다. 그만큼 전쟁에 대한 무섬증을 모르고 살아간다는 것이며, 전쟁에 대한 고민과 사유,자각이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전쟁은 우리에게 때로는 불가피한 요소이면서, 전쟁보다는 평화가 필요한 현실적인 문제와 마주하게 되며, 과거 우리가 생각해 왔던 전쟁에 대한 생각과 관점을 문학을 통해 느끼보게 된다.
첫번째 이야기 베트남 작가 반레의 <그대 아직 살아있다면>은 베트남 전쟁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사실 반레란 이름은 작가 본인의 본명이 아니며, 죽은 지인의 이름이다. 역사책으로 접해왔던 전쟁에 대해서 이 소설은 사실적으로 접근해 나간다.조용하고, 여유롭고, 평온한 베트남 마을이 어느 순간 쑥대밭이 된다.그저 하늘에서 비행기 하나만 지나갔을 뿐인데,비행기가 지나가기 전과 지나간 이후는 큰 차이를 보여준다.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다. 그 하나의 찰나의 순간이 그들의 운명을 결정짓게 되다.이 소설은 우리가 봐왔던 전쟁 영화와는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된다. 전쟁에 대해서 먼저 떠올리게 되는 영웅이 아니라, 전쟁에 대해 파괴를 먼저 바라보고 있다.특히 베트남의 경우 외세의 침략이 반복되어 왔으며, 1천년 중국의 지배하에서도 그들의 문화를 스스로 지켜내게 된다.이후, 일본에 의해 침략당하였고, 미국의 침략도 받았던 그들은 피로서 전쟁을 시작하였고, 그 마무리도 피로 인한 결과이다.
이 책에는 전쟁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전쟁은 바로 내 가까운 사람들이 죽는 것이다.전쟁을 통해 승리를 한다 하더라도,그 결과물은 흡사하다.누군가는 죽음을 마주하고, 때로는 전쟁을 통해서 생을 얻게 된다.베트남은 전쟁을 통해서 외세의 침략을 막아냈지만, 그 상흔은 여전히 그대로 이다.고엽제 피해가 베트남 사회에 만연하게 되었고, 고엽제의 주인공 미국의 잔혹함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특히 제2차 세계대전보다 더 많은 폭탄이 베트남 본토에 뿌려졌지만 베트남은 미국에 맞서 승라하였다.그것은 우리 스스로에게 많는 것을 시사한다.전쟁에 대해서 우리는 지극히 주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나의 이익에 따라 전쟁의 시선도 다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