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직지 1~2 세트 - 전2권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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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해낸 것이다.처음 전 교수의 여행안내서에서 카레나라는 이름을 발견한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숱한 사색과 고뇌와 추적을 거쳐 드디어 찾아낸 전 교수의 이메일 주소,여기에는 느가 왜 죽임을 당해야 했는지,그를 죽음으로 이끈 교황청 수장고의 비밀은 무엇인지,카레나는 누구인지 등 그동안 모든 노력을 보상해줄 황금 같은 정보가 잠자고 있을 터였다.(-9-)


기연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가 애민사상이라는 전통의 미덕을 넘어 전 인류의 정신사에 남긴 위대함에 차츰 눈을 뜨며 카레나와 쿠자누스에게 빠져들었다.(-13-)


은수는 필담으로 통역에게 자신이 중국에 오게 된 경위를 사실대로 설명했다.은수의 얘기를 다 듣고 난 신부는 눈을 감고 양손을 모은 채 기도를 시작했다.(-86-)


하물며 이 노인이 왜 화형을 당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여인들과 장정들, 심지어 어린 아이들까지 환각에 빠진 듯 춤을 추고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하늘에 닿을 듯 타오르는 불길도 성에 차지 않는다는 듯 짚단을 던져 넣는 것을 보면서 은수는 몸서리를 쳤다.(-91-)


"아르스 사크라(Ars Sacra,이것은 신성한 예술입니다)!" (-115-)


"요안네스는 금속활자를 만들 줄 압니다."
"금속활자? 그게 뭔가?"
"청도이나 납으로 글자를 만들어 염료를 바른 후 그걸 종이에 찍는 기술입니다."(-123-)


"금속으로 글자를 만들어 종이에 찍는 거지.필사와는 비교가 안 되게 바르고 오자가 하나도 없어."(-191-)


구텐베르크는 대자본가에 속하는 명문가 출신이라는 자부심과 그에 따른 명예심이 대단했다.하지만 장자가 아니다 보니 가업을 물려 받을 수도, 확고한 지위를 보장받지도 못한다는 사실에 열등감이 있었다. (-203-)


"한국에 온 김기연 기자요.이쪽은 엘트빌레 수도원을 소유하고 있는 빌헬름 가문에서 오신 분이오.이분은 전통에 따라 내 얘기를 잠자코 듣기만 한 뒤 그분들에게 전달할 것이오."(-239-)


직지 1권은 직지에 있어서 권위자인 전형욱 교수의 죽음에 초점을 맞춰가면서, 사회부 김기연 기자가 그 피살의 원인에 대한 단서를 찾아갔다면, 직지 2권은 직지 그 자체에 대해서 문화재 직지를 기준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여기서 직지 두 권의 책을 읽어본다면, 우리는 직지에 대해 익숙하지만, 직지의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소설은 역사 추리 소설이지만, 이 소설의 근간에 있는 문화재 직지에 대한 인식과 요구이다.동양에 직지가 있고, 서양에 구텐베르크가 찍어낸 성경이 있지만, 동양의 인쇄술보다 서양의 인쇄술이 더 발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특히 구텐베르크는 필경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 10년에 걸쳐 성경 180부를 찍어냄으로서 , 그 시대의 혁신의 아이콘이 된다. 같은 내용의 성경 이야기를 똑같이 찍어낸다는 것은 그 당시로서는 상상하지 못한 부분이다.필경사가 필사한 성경책은 성경이 꼭 필요한 종교적 권위자에게 돌아가게 된다.부정확하고, 필사 과정에서 생겨나는 오류들을 짚어내지 못했던 그 당시 구텐베르크의 성경 인쇄는 남들이 생각해 내지 못한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소설은 14세기 직지가 탄생했을 때의 고려의 모습과 ,15세기 구텐베르크의 성경이 탄생했던 그때 당시의 독일과 조선을 동시에 바라보고 있으며, 우리의 문화와 문화재의 유수성을 부각시키고 있다.고려시대를 넘어서 조선의 세종 시대에 조선과 독일의 교류가 있었을 것 같다는 추측과 상상력은 작가 김진명의 <직지 >탄생의 원인이 되었고, 그 안에서 소설 속 주인공들의 직지에 대한 관점과 연구를 볼 수 있다. 진실을 안고 있는 전 교수와 그 진실을 묻어야만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현대인들의 모순된 자화상을 소설에서 그려내고 있으며, 직지의 중요한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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