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남편 그래도 사랑해 - 치매 남편과 함께한 6년, 그리고 당신의 빈자리
배윤주 지음 / 청년정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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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석양증후군이라는 게 있다.저녁무렵이면 집에 가야 한다며 가방을 챙기는 치매노인도 있고,군불을 때러 가야 한다며 나가려는 치매노인도 있다.그럴 때 보호자들은 저녁을 먹고 가자고 달래거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애써 화제를 바꾼다.(-33-)


사실 이런 사소한 징후가 치매 발병을 알려주는 신호다.하지만 그때도 나는 아마 남편이 운전 중에 우연히 가스차단 버튼을 눌렀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 그냥 지나쳐 버렸던 것이다.(-55-)


남편은 4시쯤 집으로 돌아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입고 간 점퍼를 2개나 잃어버리고 왔지만 그래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96-)


남편은 춤추고 박수치며 얼마나 잘 노는지 나는 그런 남편 사진을 찍어서 가족 카톡방에도 올렸다.친구들도 남편을 보며 모두 기쁜 얼굴이었다.이럴 때 남편은 더 이상 치매 환자가 아닌 것 같다. 밤이 깊어 남자들은 거실에서 자고 부인들은 방에서 잠을 잤다.나는 잠가지 전에 남편을 화장실로 데려가 볼일을 보게 했는데,대변을 보지 않았다.하루에 한 번은 보아야 하는데..사고가 터진 걸 알게 된 건 다음날 아침이었다. (-168-)


정말 두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장면이 펼쳐져 있었다.남편은 휠체어에 두 손을 결박당한 채 고개를 푹 숙이고 혼자서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195-)


"남편분 머리에는 이미 물이 차 있는 상태이고,치매 말기인 상태라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이번에는 폐혈증이며 연명치료는 의미가 없습니다."(-268-)


담담하게 읽었다.하지만 마지막 그 순간 나는 담담하지 못했다. 이 책은 치매에 걸린 남편을 6년동안 곁에서 돌보면서, 적어는 치매 일기이며, 남편이 치매에 걸리면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적어 놓고 맀다. 특히 치매의 경우 예후 증상이 있으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치매의 예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단순히 건망증이나 실수로 치부하기 때문이며,시간이 지나 치매 판정이 될 때 그때서야 ,아차 하게 된다.그만큼 치매는 경증일 때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질병이며, 단순한 실수가 반복되는 경우가 치매의 전조 현상이다.이런 현상들을 저자의 이야기 분만 아니라 나의 경험 속에서도 있었기에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고 읽어나가게 된다.


나의 외할머니는 치매였다.어떤 큰 문제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병원에 들어가서,치료 과정에서 치매 진단을 받고서 깨닫게 된 것이다. 치매는 우리 인식 속에 통제 되지 않는 질병이며, 불확실하고,예기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걸 개닫고 있다. 특히 사람들이 느끼는 문제들,치매가 걸리게 되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막막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조언을 구하게 된다. 저자는 치매에 걸린 남편을 간병하기 위해 직접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땃으며,직접 남편의 병을 체크해왔다. 치매 가정에서 보호자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는 이유는 그 자격증이 내 남편을 케어하면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경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치매는 서서히 기억을 잃어나가면서, 그 과정에서 돌발적인 행동들이 나타나게 된다. 책에서 저자는 남편의 운전 실수에서 치매 전조현상을 발견하였고,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에서 치매의 진행 과정을 알게 된다.또한 점점 더 진행되는 치매 치료 과정에서 결국엔 폭력적인 행동이 나타나게 되었고, 저자의 남편은 결박된 채 몸이 묶여 버렸다.그럼으로서 느끼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남들이 놓치고 있는 치매 가정이 안고 있는 공통의 경험들이며, 그것을 잘 극복해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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