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 술집을 차렸습니다
김광연 지음, 박승희 그림 / 지콜론북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나만의 작업실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노트북 하나만 가지고 하는 번역일인데 무슨 박업실까지 필요하냐는 말에 대한 명분을 위해 메뉴를 구상하고 음료를 갖춰 구색을 맞추는 것이 광장의 시작이었다.(-17-)


이마의 땀을 훔쳤던 손으로 즐거운 젓가락질을 하다 보면 또 내일의 기운을 얻기도 한다.그런 메뉴를 준비하고 싶었다.허리가 세워지고 기운이 나는 차가운 채소 요리,뭐가 있을까.한국보다 습도도 높고 기온도 높은 일본에서 먹었던 여름 메뉴들을 하나하나 생각해 보았다.(-136-)


광장을 열면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전시도 공연도 많이 진행하리라 다짐했다.가능하면 광장에서만 할 수 있는 재미난 파티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광장을 오픈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파티를 기획하는 일을 하던 지인이 광장에 놀러왔다.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클럽 분위기를 내는 파티를 이곳에서도 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냈다.(-247-)


좋은 사람들을 좋은 사람이라고만 표현하기도 아까운 사람들, 아쉬운 만남이었다.광장티비 채널 덕분에 사람들을 찍고,이야기를 나누면서 소중한 감정과 순간들을 기록할 수 있어 좋다.무엇보다 즐겁다.(-339-)


사람들은 장소에 대한 애틋함이 있다. 애틋함이 있다는 것은 그것이 사라질 때 상실감도 있다는 의미이다.우리 스스로 감정에 도취해 가면서,시간과 장소가 서로 엮이면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이런 가운데  이 책을 읽게 되면, 저자는 왜 광장을 만들었는지 궁금하게 된다. 작가로서 자신의 본업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식당을 차려서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부업을 만들어 나가고 싶었다. 편안하고,안락하고, 즐거운 공간,그곳은 광장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되었다.


오로지 개인적인 목적으로 광장이 시작되었다.하지만 이후부터는 혼자만의 가게가 아니었다.식당이라는 것이 손님과 고객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수익을 우선 생각하고, 음식에 대한 재료도 고민해 봐야 한다.저자처럼 작가로서, 식당을 운영하는 ceo로서,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스마트폰 애용자로서 시간은 촉박하고, 마음이 급해진다.하지만 저자는 처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나가는 것,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자신이 보았던 레시피를 광장에 구겨 넣게 된다.손님에 대한 만족을 우선하게 되었더니 사소한 것들이 하나하나 확장되었다.처음엔 작은 목적을 가지게 되었지만, 공연과 전시까지 하게 되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항상 다양한 레시피를 선사하였고,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보았던 레시피들을 손님에게 제공하게 된다.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경험들, 그 하나 하나 소셜미디어에 기록해 나감으로서 자신의 추억을 만들었다.지나가는 손님 하나 가벼이 여기지 않고, 항상 그들을 위해서 그들이 그리워하게 되는 광장으로서 재탄생되었던 것이다.저자의 꿈과 현실이 적절하게 조화와 균형을 갖춘 광장에 대한 애틋함이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