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패밀리 특서 청소년문학 9
양호문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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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고, 지루하고, 재미 하나도 없는 날이 계속되었다.날마다 동생 예은이의 깐죽거림, 촐랑거림, 빈정거림을 견뎌내야 하는 지옥 같은 나날이었다.그것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매일 매일 설거지라는 똑같은 일을 반복해야 되니 살아 있어도 사느 게 아니었다.지옥에서 무작정 가출을 할 수는 없고, 집에서 탈출하는 길은 개학을 해 학교에 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30-)


세은이는 예은이를 매섭게 노려봤다.눈에서 시퍼런 불이 이글이글 타올랐다.그러다 아까보다 더 세게 밀어버렸다.문고리를 놓친 예은이가 뒤뚱뒤뚱 뒷걸음을 치다가 벌렁 넘어졌다. (-90-)


더욱 놀라운 건 사라 아빠는 자기 발로 걸어서 나온게 아니었다. 사라가 미는 휠체어를 타고 연단 가운데로 온 것이었다.능숙하게 휠체어를 밀고 나온 사라는 자기 아빠 입 가까이에 마이크를 옮겨 놓았다.그런 다음 높이를 조절해주고 휠체어 옆 약 일미터 거리에 똑바로 섰다. (-143-)


"예! 불쌍한 장애우들을 위해 특수학교를 짓는 건데, 주민들이 왜 그렇게 반대하는지, 참!"
"그런 걸 님비라고 그래!"
잘못 들은 것 같아서 확인질문을 했다. 
"예? 냄비요?" (-213-)


"그리고 엄마도 내년 가을에는 초원아파트 빈 상가를 하나 얻어서 가게를 차릴 거야.그래서 지금 일하면서 열심히 배우고 있는 중이야."(-258-)


청소년 소설이다.소설가 양호문님의 <중3 조은비>를 읽었기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감도 살짜쿵 있었다.청소년들이 안고 있는 일상적인 고민들,어른들이 놓치고 있는 고민들을 세밀하고 묘사하고 있으면서, 그 안에서 선과 악을 바라보고 있었다.살아가면서 아이들의 잘잘못이 어긋나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따스함이 묻어나는 소설을 저자는 주로 쓰고 있었다.


소설 <공부 패밀리>는 엄마와 두딸이 있는 가정을 모티브로 하고 있었다.엄마와 세은이 그리고 예은이 이 세가족의 일상을 보면 천당에서 지옥으로 갈 때 그 기분을 잠시 짐작하게 된다.남부럽지 않는 가족 사이에서 태어난 세은이와 예은이는 하루 아침에 큰 아파트에서 작은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된다. 38평 아파트에서 , 철거예정인 15평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된 것이다. 세은이와 예은이는 왜 갑자기 이사를 가는 것이 이해가지 않았다. 일상이 하루 아침에 바뀐 이유조차 모른 채 짐을 싸서 거쳐를 옮기는 게 부끄러울 뿐이었고,그것이 불편했다 세은이의 같은 반 아이 사라,사라는 친구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는 아이였고, 세은이의 아픈 곳을 콕콕 지르는 아이였다.어느날 세은이보다 3살 어린 여동생 예은이가 있다는 걸 사라가 알게 되면서 세은이는 불안해지기 시작하였다. 분명 사라가 어떤 일을 저지를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보여지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이 소설에서 말하고 있다. 사라의 내면속 마음과 습관,성격이 세은이와 맞지 않았을 뿐이다. 사라는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걸 세은이는 사라의 또다른 면을 보면서 깨닫게 되었다. 장애인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면서, 수화를 할 줄 아는 아이였으며, 남을 돌볼 줄 아는 아이였다.그제서야 세은이는 사라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충돌은 있을 수 있지만 서로가 아껴줘야 한다는 걸, 세은이와 사라의 관계에서 볼여주고 있다. 금수저에서 흙수저가 되어버린 세은이네 가족,그러나 사람을 잃지 않으면 희망이 보인다는 걸 작가의 의도가 분명해 보이는 따스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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