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조조전 4 - 혼돈의 시대, 천하의 동탁들
왕샤오레이 지음, 하진이.홍민경 옮김 / 다연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조조와 군신들의 의견이 어떻든 간에 유변을 폐위하려는 동탁의 계획은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동탁은 조서를 내려 하내에서 흑산 봉기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주준을 도성으로 불러들였다.광록대부로 임명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실제로는 명장 주준의 병권을 박탁하는 게 목적이었다.(-71-)


옷차림을 보아하니 지방의 의용군이었다.선두에서 달리는 이는 구불구불한 수염을 기르고 호랑이 눈처럼 부리부리한 눈매를 가진 사내였다.바로 하후연이었다. 그의 뒤로 긴 수염을 기르고 가느다란 눈을 가진 사내가 바싹 따르고 있었다. 바로 조조의 사촌 하후돈이었다. 조조는 하후 형제가 오자 든든한 뒷배가 생긴 것처럼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디.(-184-)


조조가 하품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우선 당장 장맹탁에게 병사를 이끌고 속히 하내로 오라 서신을 써야겠소. 일단은 병력이 좀 더 필요하고 또....내 이름 석 자에 똥물을 뒤집어쓰는 일을 해야 하는데, 나 혼자서 그걸 다 뒤집어쓸 수는 없지 않겠소? 
희지재는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한나라 황실을 위하는 충성심과 뛰어난 용병술만 빼면 조조 역시 원본초와 쌍멱을 이룰 만큼 간사하구나!'(-287-)


순씨는 영천의 내로라 하는 대가문으로, 사림의 수장이기도 했다.그런 만큼 영천 지역에는 꽤 많은 방계 친척이 살고 있었다.순욱의 조부 순숙은 성품이 어질고 선량하기로 유명했다. 그는 슬하에 순검,순곤, 순정, 순도, 순선, 순상, 순숙, 순부 등 여덞 명의 아들을 뒀다.아들들 모두 세간에 명성이 자자하여 사람들은 이들을 가리켜 '팔룡'이라고 불렀다.순욱은 순곤의 아들로서 촌수는 높지만 나이가 어렸는데, 대가족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다. (-320-)


"장군, 백성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황건적을 모조리 죽여서는 안 됩니다.이는 장군의 인덕에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설마 공손찬처럼 흉악한 소인배와 똑같은 사람이 되실 작정입니까? 이번 전쟁을 잘 끝내려면 황건적을 순순히 항복하도록 해야 합니다.그래야 연주 백성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더 나아가서응 한나라 황실을 중흥시키는 대업을 이룰 수 있습니다! 설마 평생의 포부를 잊으신 겁니까?"
조조는 붙들고 있던 희지재의 멱살을 천천히 놓더니 비틀거리며 관 위에 엎드린 채 대성통곡을 했다.(-449-)


삼국지 조조전은 기존의 삼국지연의와 차별화를 두고 있다. 난세의 영웅이라 불리었던 위나라의 재상 조조는 어떻게 해서 하나라 황실을 제압하고, 춘추전국시대를 앞서 나가는 권력의 일인자가 되었느냐에 대해서 권력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호기심을 느끼기에 충분한 요소들이 있었다. 특히 간계에 능한 조조는 하후돈, 하후연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인재로 영입하였고, 중국 전역을 떠돌면서, 어떻게 자신의 세력권을 만들었는지,그 비법을 찾고 싶을 것이다.손자병법에 주석을 달아서 자신의 부족한 힘을 보완하려고 했던 그가 보여준 리더십, 희지재가 말했듯 그는 여우였으며, 한편으로는 곰이었다. 때로는 냉혹하였고, 호랑이굴에 들어가서도 정신을 차리면 살수 있다는 걸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죽음의 틈바구니 안에서 자신을 위협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의 주변인물들을 죽였으며, 그 싹조차조 지워 버렸다.냉혹하면서도 냉엄한 현실 속에서 조조는 처세에 능했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곳을 선점했다.


현재 강한 자가 강한 게 아니라 마지막까지 살아남는자가 강하다라고 누군가 말했다.조조는 바로 그런 인물이다.한나라 황실의 잔혹한 세금 포탈로 인해 백성들이 굶어죽게 된다.10만 황건적이 중국 전역에서 들고 일어났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 하였던가, 권력과 힘을 가지고 있지만,그것을 활용하지 못했던 동탁과 여포는 역사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였다.그건 원소와 원술도 마찬가지였다. 오직 조조만이 난세의 영웅이 될 자격을 가지고 있었고, 스스로 그것을 힘으로 보여주게 된다.죽음 속에서 초연하게 살았던 인물,진흙에서 피어나는 연꽃처럼 조조는 스스로 살아남았고, 권력의 실권을 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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