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청춘
김제철 지음 / 작가와비평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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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청춘모반이라는 단어를 그때 이미 나는 알고 있었다.모반이란 국가나 군주를 반대하여 현재와 다른 체제가 되도록 일을 도모하는 것을 말한다. 국어사전에도 비슷하게 나와 있다. 그러니까 그 아이의 말은 담임선생이 나를 모반의 주모자로 점찍었다는 것이었다.(-38-)



나는 서른 명 가까이 뽑힌 합창대회 우리 반 대표에도 들지 못했다. 
정말 기분이 엿 같았고 엿 같은 날이었다.말못할 수모를 노골적으로 당한 기분으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 밖으로 나왔다. (-98-)


"아냐,소문났어. 실력 없다고. 작녀에도 완수 반 애들 사이에서 얼마나 말이 많았는데.. 그런데 5학년에 올라온 건 아마 교감하고 교무주임선생한테 와이로를 썻기 때문일 거야."(-181-)


담임 선생이 너그럽고 반 분위기가 아테나 같다고 해서 6학년 생활이 5학년 때와 같을 수는 없었다.수업 시간이 늘어났고. 수업을 마치면 체력장 연습을 해야 했다. 체력장은 달리기와 던지기 , 멀리뛰기와 턱걸이 네 종목이었다. (-239-)


하지만 은기는 영리하고 혹은 약은 녀석이었다.계속해서 가장 많이 병국이가 1등을 하게 되자 그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이다. 녀석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겠지만 자꾸 얼받으면 자신만 손해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277-)


이 책의 주인공은 윤규이다. 4.19가 일어난 시기에 6살 전후였으니,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1950년대 중반에 태어나 예순이 넘은 나이, 대도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아이였다. 두번째 도시 항구 도시 부산에서 성장해, 세번 째 도시 대구에서 학교 생활을 보낸 윤규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또다른 인물이다. 어려서 주산을 배웠고, 취업을 우선했던 그때 당시의 모습들은 잿빛 어둠이 드리워진 시기이기도 하다.책에는 작가는 윤규가 다녔던 학창시절에 대해서 국민학교가 아닌 초등학교라 말하고 있는데, 실제 윤규가 학교를 다녔을 땐 ,교복을 입고 까까머리 소년의 모습을 한 학생일거라 짐작하게 된다.그만큼 이 소설은 그 시대상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묘사하기 위해서 많은 부분들을 수정되었고 생각된다.


국민학교와 초등학교 만큼이나 차이가 나는 언어적인 변화상, 이 소설에는 그때 당시의 학교의 일상이 펼쳐지고 있다. 1960년대 중반 12살이었던 윤규는 외지에서 온 아이였고, 하루 아침에 학급 내에서 부반장이 되었다. 공부를 어느정도 해야 학급의 반장, 부반장이 될 수 있었던 그 시대이기에 윤규의 성적표가 학급내에서 어디쯤인지 짐작하게 된다.콩시루 같은 학교의 모습, 윤기 이전에 학급 반장이었던 은기가 점점 더 공부에 있어서 밀려나게 되고, 그 자리를 윤규가 차지하게 되는데, 그때 당시의 우리 교육의 서열구조가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시대를 엿보게 된다.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학교에서 인정받게 되고, 친구들 사이에도 인정받게 되는데, 윤규는 이상하게도 거기에서 빗겨나 있었다. 외지인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어떻게 일년동안 학교 생활을 보냈는지 감지하게 되는 한 편의 소설, 작가가 태어난 그때의 우리의 모습들이 투영되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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