むかし僕が死んだ家 (講談社文庫) (文庫)
히가시노 게이고 / 講談社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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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옆 잡지꽂이에 잡지가 한 권 꽂혀 있었다. 꺼내보니 증기기관차의 사진만 모아놓은 잡지였다. 발행일을 확인하니, 약 이십년 전에 나온 잡지였다.
"오래된 책이네, 이게 왜 있지?"
내 지적에 사야카도 고개를 갸웃했다. (-63-)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 된 인연으로 우리는 처음 만났다. 그때까지 나는 사야카의 존재를 몰랐다.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여자아이였다.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옆자리에 앉게 되어 대화를 나누면서 그 인상은 실제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67-)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모두 누락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잖아.그리고 유스케와 게이치로라는, 죽은 두 사람의 물건이 마치 살아서 생활하는 것처럼 남겨져 있는게 부자연스럽지 않아? 만일 이 집이 산 사람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진작 정리하고도 남았을텐데. 이 집은 망자들이 살기 위한 곳이야. 저 기둥의 표시를 봤지? 저건 유스케가 저 세상에서 성장했을 걸 상상하며 낸 표시야." (-257-)


나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뻗었다. 살짝 붙잡아 끌어당기자 별다른 저항없이 그녀는 몸을 기댔다. 그 입술에 키스했다. 그리고 끌어안았다.이 감촉과 체온.마지막으로 느꼈던 적이 몇 년 전이었던가.(-297-)


누군가 갑자기 전화가 와서 보자고 한다면 ,그 기분은 어떨까, 그것도 10년 가까운 시간동안 서로 떨어진, 한때 서로 사랑했던 연인관계였다면 말이다. 남자가 아닌 , 여자 쪽에서 먼저 건 전화를 남자가 갑자기 전화를 받았다면, 그것은 필시 어떤 목적이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연인 관계가 아닌 결혼한 몸으로 유부녀가 한때 연인이었던 남자에게 전화하였다면 말이다. 소설 <옛날에 내가 죽은 집>에서 주인공 나카노 씨에게 전화를 건 구라하시 사야카는 7년 만에 자신의 용건을 말하게 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부분들, 그것을 남편이 아닌 한때 남자친구였던 나카노에게 부탁한다는 건 , 남편이 알아서는 안되는 그 무언가였을 것이 분명하다. 개인적이면서 누구도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이어야 하지만, 꼭 알아야 하는 것들, 그것을 구라하시 사야카는 찾고 싶었고, 나카노의 도움이 절실했다.


그렇게 두 사람이 향한 곳은 외딴 집이었다. 그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열쇠와 지도 하나, 그것은 구라하시 사야카의 어릴 적 기억이었으며, 열쇠는 그 기억을 찾아낼 수 있는 단서였다. 유년기였던 6살 사야카는 왜 자신의 기억들을 찾아보고 싶었던 것일까,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기억들을 꼭 찾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음침한 집, 주인이 없는 집에 들어가면서, 누군가 남겨 놓은 죽은 사람의 유품들, 그중에 미쿠리야 유스케의 일기가 있다.


유스케가 쓴 일기는 6학년 어릴 적으로 시간이 이동되었다. 사야카는 그때 당시 6살이었고, 일기 속에서는 사야카가 알고자 하였던 기억들을 찾을 수 있는 단서였고, 힌트였다. 과거의 기억에 집착하는 사야카가 그 기억을 놓침으로서 안고 살아가는 고통들이 소설 곳곳에 스며들어 가고 있었으며, 사야카는 기억을 하지 못한 게 아니라 기억하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였다. 어떤 기억들은 나에게 긍정적인 가치가 되지만,사야카가 놓쳐버린 기억은 그렇지 못하였고, 혼자서는 마주하기 힘든 비극적인 요소들로 채워져 있었다.


기억이란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 나의 기억들은 누군가도 알고 있는 기억들이며, 유스케가 남겨놓은 일기도 하나의 기억으로 사야카의 과거의 기억들과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 또다른 인물들도 유스케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사야카의 아버지, 그가 가지고 있었던 기억들과 유스케가 일기장에 남겨놓은 기억들, 사야카가 잃어버린 기억은 모두 동일한 기억이었고, 각자의 시선에 따라서 다르게 기억되어지게 된다.누구는 마주하기 싫은 기억들이 어떤 이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기억이 될 수 있고, 그것은 이 소설의 어떤 사건 하나를 추리하도록 도와주는 매개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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