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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일 년만 놀겠습니다 - 범생이 은재는 왜 학교를 떠났을까? ㅣ 나의 한 글자 4
이은재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9년 6월
평점 :
나는 점점 피폐해졌다. 장시간 앉아 있다 보니 허리며 어깨며 머리며 목이며 온몸이 아파왔고,안그래도 타고난 저질 체력은 더 저질스레 변했다.나는 등굣길에 아이들을 맞이하는 선생님들에게 거의 매일같이 "어디 아프냐?,"괜찮냐?"는 소리를 들었다. (-11-)
이번 여행에서도 내 취향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여행 중에 가장 기분이 좋았던 때는 다름 아닌 사람이 많은 곳, 전물이 많고 번잡한 곳에 갔을 때였기 때무이다. 폴란드, 리넥글로리 광장, 우크라이나 올드 타운, 터키 이스탄불,가장 좋았던 장소를 꼽으라면 이곳들을 말할 것이다. (-120-)
이렇게 뻥 뚫린 하늘에 넓게 펼쳐진 별들을 한 장의 사진에 담아내는 건 불가능하다.그러니 교과서 사진만으로 별들을 이해하는 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다. 수많은 별을 직접 본 사람으로서 다른 학생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별은 교과서에 나온 그림만큼 지루하지 않다는 것을.그것들은 훨씬 멋지고 아름답다고 말이다.우리나라 도시에서 바라본 하늘과 이집트 사막에서 바라본 하늘은 정말 달랐다. 과연 같은 하늘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들었다. (-195-)
입학을 앞두고 다짐이 있다면 '나누는 사람 되기'다. 나에겐 상대방을 과도하게 경계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그것을 극복해 보고 싶다.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좋은 것은 먼저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굳게 마음 먹었다. (-248-)
대한민국 학교 교육은 아이들을 가둬 놓는 교육이다. 인성과 창의성, 열린 교육을 강조하면서도 현실은 그렇지 못한 교육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우물안 개구리마냥 학교라는 우물 안에서 서로 경쟁하고, 사회에서 만연하는 갈등의 씨앗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학교에서 공부만 하는 범생이가 사회에서 또다른 일을 할 때 생겨나는 문제점들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은 암기식 교육에서 탈피해 진정한 열린 교육으로 전향하는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 이은재도 우리 학교 교육의 문제점에 가까운 학생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공부만 잘하는 범생이라 대접받는 한국 사회에서 이은재가 할 수 있는 선택권은 축소되고 있다. 그래서 은재는 스스로 그 틀 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된다. 바로 학교를 잠시 내려놓고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닫혀있는 교육이 아닌 보고,듣고, 느끼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잠재성을 기를 수 있는 아이, 독립심이 강한 아이로 거듭나는 것이다.
은재에게 있어서 여행이란 사서 고생하는 길이다. 스스로 배낭을 메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점수로 서열을 매기는 공부는 아니라서 자유롭지만, 그 자유로움에는 책임감이 따른다. 나와 함께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면서도 조심스러워 한다. 하지만 은재는 그것을 즐기고 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꽉짜여진 스케줄이 따라 움직이지만, 짜여진 틀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그것은 사회의 편견에 맞서는 일일 수 있다.하지만 은재는 언제나 현재에 머물러 있지 않았고, 누군가 만들어놓은 제도적 틀에 대해서 스스로 도전해 왔으며, 그들을 설득하였다. 그들의 편견과 제도적인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은재가 선택한 것은 진실됨이며, 사람들은 은재의 진정성을 통해서,은재의 가능성에 대해 응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