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변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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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부동산 회사 강도 및 살인미수 사건의 피해자 나루세 준이치를 만났다.나루세는 요즘 젊은이들과 달리 키도 그리 크지 않고, 살도 찌지 않았다.얼굴이 하얀 건 병원 생활 때문이리라. 혈색은 좋았다. (-87-)


하지만 잠재의식이 모양새를 이루기 시작했다. 왜일까.
뭔가가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정체는 이식된 일부 뇌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PET 를 통해 얻은 영상을 보아도 이식된 뇌의 활동이 상상을 훨씬 웃돌고 있음을 알 수 있다.(-189-)


"그래, 어떻게든 돌아오게 하는 게 낫겠어.예전의 널 가장 잘 아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자기 자신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285-)


8월 24일 도와 대학 의학부에 근무하는 다치바나 나오코가 실종된 사건과 관련해 다치바나가 담당했던 환자 나루세 준이치를 만났다. 이 사람은 만날 때마다 조금씩 인상이 다르다. 처음 만났을 때는 아주 진지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 특별히 기록할 만한 사항 없음. (-347-)


히가시노 게이코 씨는 소설가로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다작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 작가이다. 한국 소설과 다르게 작가 특유의 간결한 문체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여성 독자들이 좋아하는 일본 소설가이기도 하다. 특히 그의 작품은 해마다 두 편 이상 쏟아지는 것으로 유명하며, 기존의 책이 다시 개정판으로 재출간 되는 경우가 있다.


소설 <사소한 변화>에서 소설 스토리는 결코 사소한 변화가 아니었다.주인공 나루세 준이치는 공장에서 일하면서,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예기치 않은 운명적인 사건이 나타나게 되는데, 길가는 소녀를 구조하다, 총상을 입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뇌가 손상이 된 나루세 준이치는 외과대학 의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뇌이식에 성공해 기적적으로 살아남게 된다.그의 인생의 사소한 변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지금 현재 과학기술로 장기기증을 통해 생존가능성을 높여 나가고 있으며, 누군가에게 장기를 주는 것을 미담으로 삼아간다. 하지만 아직 우리의 이료기술 수준은 뇌이식은 불가능한 상태이며, 뇌이식 의료기술은 꿈의 영역이기도 하다. 물론 장기 기증,장기 이식도 간능하지만, 장기 이식 후 장기 적응 과정에서 약과 항암제를 투여하며, 만에 하나 생기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있는 상태이다.물론 대부분의 장기는 살아있는 장기를 기증하기 보다는 사후 기증이 대부분이며, 부작용을 우려해 거의 대부분 익명으로 장기기증이 시행되고 있다.


나루세 준이치는 뇌이식 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누군가에게 주는 뇌이식의 실제 주인이 누군지 모른 채, 자신의 행동이 과거와 다르게 폭력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매일 매일 나는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되는데, 무의식적인 행동이 반복적으로 표출되면서, 주변 사람들이 힘겨워하게 된다. 소설은 그렇게 나루세 준이치의 삶의 변화를 연속적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나루세 준이치의 입장에서 바라본 세상과 주변 인물들이 바라보는 나루세 준이치의 삶이 교차되고 있었다. 뇌이식이라는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앞에 뇌이식이 된 이후 소설 이야기처럼 흘러간다면, 결코 행복하거나 유쾌하지 않을 것 같다. 또한 대부분의 장기기증이 가까운 가족이 아닌 경우에는 익명인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생겨나는 부작용은 어떻게 될지 곰곰히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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