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 - 도쿄의 감각을 만들어가는 기획자들의 도쿄 이야기 Comm In Lifestyle Travel Series 2
도쿄다반사 지음 / 컴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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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진보초에는 오래된 도쿄의 거리 모습이 많이 남아있어서 평일 오후나 휴일 오전에 조용히 산책을 하며 예전 도쿄의 분위기를 상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요. (-48-)


하지만 시부야는 1990년대에 도큐핸즈가 있는 우다가와초를 중심으로 세계에서 레코드숍이 가장 밀집된 거리이기도 했어요. 음악에 대한 정보량이 한 때 세계 최고였던 지역, 그것이 한동안 시부야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 제가 도쿄에서 생활하던 시절, 저는 매주 주말이 되면 복잡한 시부야 중심가를 지나서 우다가와초근처에 있는 레코드 가게로 향했습니다.(-70-)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가벼워졌다고는 하지만 신주쿠의 재즈킷사 전성기인 1960~70년대는 커다란 스피커를 앞에 두고 앉아서 몇 시간 동안 커피 한 잔을 가지고 진지하게 재즈를 듣는 사람들이 가득했다고 해요. 1960년대 후반 전공투 학생 운동이 활발했던 시절에는 그런 대학생들이 모이는 아지트 같은 역할도 했다고 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가 직접 샌다가야에서 운영했던 피터캣이나 그의 소설에 등장하며 하루키 본인도 자주 찾았다는 신주쿠 더그로도 익숙한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160-)


산세이도 서덤은 평범하게 일반적인 서적을 살 수 있는 곳이고, 비앤비와 같은 편집샵 개념의 서점도 있고요. 서브컬쳐 계열이라면 빌리지뱅가드,중고서적은 고쇼비비비나 홍키치와 같은 곳들이 있어요. 이처럼 시모기타자와라는 지역 하나만 봐도 다양한 개성을 지닌 서점들이 많이 있어서 이러한 것들이 결국 지역문화를 지탱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현상은 시모기타자와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존재하고 있어요. (-186-)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제가 다르고,오늘이 다르고, 내일이 다르다. 여행은 우리가 목도하는 변화들에 대한 집착과 그리움에서 시작된다. 내가 그리워 하는 것들, 보고 싶어하는 것들, 내가 찾고 싶은 것들이 여행의 동기가 되고, 여행을 통해서 우리는 추억과 행복을 얻게 되고, 지루한 내 삶에 대한 보상을 간직하게 된다. 우리가 일본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우리가 과거에 가지고 있었지만, 이젠 사라지고 없는 무형의 가치들을 한국과 동일한 문화들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옛것을 지키는 일본에서 찾으려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디지털 세상에서 아날로그적인 정서를 일본의 한복판 도쿄에서 얻게 된다.


이 책에서 눈여겨 보았던 것은 일본의 예술과 문화이다.각자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도쿄에서 자신의 본야에서 일가견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도쿄의 진보초에서 느꼈던 과거의 도쿄 거리의 모습과 잔상들은 일본 여행을 즐겼던 여행가들이라면, 다시 가보게 된다. 변화를 추구하는 시대에 살아가면서, 변하지 않고, 본질을 추구하는 곳을 찾는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레코드 음반은 도쿄에서 찾아가 볼 수 있다. 서점도 마찬가지다. 도쿄에는 각 지역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서점이 있으며, 서점은 전문적인 도서들을 취급하고 있다. 도쿄의 중고서점 조차도 개성넘치는 서점으로 가치가 있으며, 도쿄 여행에 있어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놓칠 수 없는 명소이기도 하다.또한 개성 넘치는 서점들은 그 지역의 대표선을 지니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무라카미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 한국에도 많이 있다. 전공투 세대의 대표주자였던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소설가로서, 그의 문학 곳곳에 전공투와 관련한 정보와 지식,그리고 호기심을 충족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재즈를 모르더라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와 소설을 접한 이들이라면, 재즈 한번 들어볼까 싶어질 수 있다. 실제 일본 도쿄 지역구에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추구하였던 전통 재즈 음악을 보존하고 재즈음악을 실제로 들으면서 그리워하게끔 하는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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