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 구지봉 장편소설
구지봉 지음 / 렛츠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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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유는 석범과 달리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오늘 내가 한 행동은 단지 친구를 보호하고 나름은 더 큰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 석범이나 정석이 장악한 조직에 물리적으로 대든 것도 아니다. 단지 더이상 난장판이 되기 전에 반 아이로서 주제넘게 개입한 것뿐이다.(-49-)


"민주화를 갈망하는 일만 개척 학우여! 우리의 행사에 동참합시다. 우리의 무관심은 저들의 폭압과 강제를 정당화합니다. 오늘 우리가 결코 저들의 독재를 받아들이지 않음을..온 국민과 나라가 저 간악한 자들의 명령과 핍박을 수용하지 않음을온몸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학우여! 일만 이천 개척 학우여!독재정권과 그 권력의 하수인에게 우리의 자유와 우리의 투쟁이 살아있음을 보여줍시다.독재 정권 타도하자!타도하자!"(-102-)


시대가 어려울수록 국민은 감각적으로 변한다.정권이 애써 프로 스포츠나 영화, 국민축제 등을 통하여 유도하지 않아도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먹고 마시고 배출하는 감각적이고 소비적인 문화에 젖어들고 있었다. (-197-)


1987년 6월 10일 서울의 잠실체육관에서는 집권 여당인 민주정의당의 전당대회 및 대통령 후보 지명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전두환의 친구이자 군사반란의 주역 노태우는 민정당 후보로 당당하게 선출되었다.4.13 호헌조치를 통해 당규와 국민의 여망에 따른 참신하거 유능한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이런 식이었다. (-301-)


소설 <6월>에서 응답하라 1987 느낌이 들었다. 소설 <6월> 은 독재정권에 맞서 싸웠던 386세대가 대학생이 되던 해, 그들과 맞서서 민주화 운동을 염원하는 과정을 시대적인 분위기와 함께, 그 시대의 복잡다단한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녀온 그들은 전두한 정권의 독재 정치에 항거했으며, 물리적인 충돌을 빚어왔다. 피를 흘리면서도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왔으며, 국민이 나라를 세우려는 움직임마저 보여지고 있다. 최루탄과 화염병을 사용해 사람과 사람의 물리적인 충돌이 빈번하게 벌어졌으며, 지금 대한민국 경제를 일으킨 주역이기도 하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그 시대의 순수함의 표상이며,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불의에 참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의 삶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일만 이천 한주 대학생들,그들은 대학생으로서 전두환 군사정권이 권력 연장을 위해 호헌 지지 조치를 통해 헌법 개정을 원천적으로 막는 행위에 대해서 반발하였다. 불리한 군사 정권은 독재를 연장할 필요가 있었고, 4.13 호헌조치로 인해 전두환 정권의 꿈과 야욕은 현재진행형이었다. 하지만 소설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한주대학교 학생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였으며, 진정한 자유와 민주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다수의 서민들은 소수의 권력층에 맞서지 못하게 된다. 전경과 한주 대학생의 물리적인 충돌은 점점 들풀처럼 커져왔으며, 자신의 입지를 다져 나갔다. 주인공이 꿈꾸는 세상, 민주화 물결이 눈앞에 보여지는 듯하였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였다. 전두환 독재 정권은 권력에 물러난 뒤에 안전장치를 만들었고, 그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 노태우 대통령이다. YS와 DJ가 서로 권력을 가지기 위해 다투다가 닭 쫒던 개 신세가 되었고, 소설은 바로 그 부분을 작가의 시선으로 자세히 묘사하고 있었다. 지금은 느껴 보지 못하는 매케한 연기의 최루탄과 화염병,그럼에도 그들은 자유와 민주를 열망하였고, 새로운 세상을 꿈꿔왔다. 이 책에는 바로 그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1966년에 태어난 이 시대의 또다른 주인공들의 과거와 현재를 고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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