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의 상소 - 어리석은 왕에게 목숨을 걸고 바치는 이율곡의 옳은 소리
이이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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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민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첫 번째 부류는 훌륭한 능력과 자질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능력을 발휘하게 해줄 임금을 만나 자신의 능력과 그 능력을 발휘하게 해줄 임금을 만나 자신의 능력과 포부를 펴서 훌륭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다. 두 번째 부류는 비록 훌륭한 능력이 있더라도 그 인재를 알아보는 임금을 만나지 못해 본의 아니게 말단직에 머물거나 교육에 종사하며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59-)


오늘날의 폐단들을 말로 다 하려면 하루도 부족할 것입니다. 오늘날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개혁하는 정치가 없다면 비록 요순이 임금으로 계시고, 고요와 기가 신하로 있다 하더라도 혼란한 시대를 다스리는 데에 도움이 안 되고, 몇 년 못가 백성의 삶은 어란토붕(물고기 속살이 썩어 문드러지고 지반이 무너져 내림)과 같이 될 것입니다.(-143-)


하늘이란 이와 기일 뿐이다. 이에는 드러남과 은미함(겉으로 드러나지 않음)의 구별이 없고, 기에는 흐르고 통하는 원리가 있으며, 사람의 일에는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어 길흉이 각각 좋은 징조가 나타나서 알려주고, 나라가 장차 망하려면 반드시 나쁜 징조가 나타나서 알려준다. 아래에서 정치를 잘못하면, 위에서 꾸지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선한 사람에게는 복을 내리고 난을 일으키는 자에게는 재앙을 내리는 것은 변함없는 하늘의 이치이다.(-172-)


집안에서 '은혜'와 '윤리'는 서로 모순되는 가치다. 성리학자들은 은혜를 베풀면 한없이 관대해지는 것이고, 윤리를 강조하면 가족 구성원 간에 지켜야 할 예법과 도리가 명확해져서 가족 간에 각박해질 수가 있어 유독 집안에서 상충하는 가치라고 보았다. 집안은 이 두가지가 상충하는 장소이면서, 적절하게 조절하고 운용하는 법을 익힐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따라서 성리학자들은 상충하는 두 가치에 대해 많은 토론을 벌였다. (-238-)


조선시대 율곡이이는 구도장원공이라 불리었다. 그 시대의 타고난 천재이며, 진사에 아홉번 장원급제한 인물, 신사임당의 아들이기도 한 그에 대해서 우리는 그이 대표작 성학십요를 꼽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가족사에 대해서 , 그의 천재성에 대해서 말하지만, 그가 남긴 저서의 큰 가치에 대해서 알고 있지 않다. 성학십요 이외에 동호문답과 만언봉사라는 책을 남긴 율곡이이는 그 시대의 정치개혁가이다. 그는 선조 임금때 일만자가 넘는 상소문을 남겨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고, 백성들의 평안을 위해 새로운 개혁안을 추구하게 된다. 그가 이렇게 정치개혁을 꿈꾸었던 근원에는 네개의 사회가 있었다.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 조선시대를 대표한 네개의 사화는 수많은 사람들을 죽임의 서슬에 놓여지게 되었고, 조선시대의 권력층에 대한 피바람이 불게 된다. 권력을 가진 이들의 서슬퍼런 피바람으로 인해 백성들의 삶은 궁핍해졌고, 율곡 이이는 신사임당이 일찍 죽음으로서 불교에 귀의해 새로운 삶과 정치를 개척해 나가게 되었다.


그의 천재적인 역량을 이 책을 통해서 읊어보게 되었다. 책 제목 <율곡의 상소>는 그 시대에 율곡이이가 꿈꾸었던 세상과 이상향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이 정치의 정도를 걷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지 조선시대의 류성룡이 징비록을 남겨서 후대에 시대적 반성의 의미치를 남겨놓았던 것처럼, 율곡이이도 동호문답과 만언봉사를 남겨서 후대 사람들이 꿈꾸는 정치상에 대한 기반과 귀감이 될 만한 무형의 가치들을 만들어 나가는 기회를 찾아보게 된다.


이 책은 그런 것이다.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정치를 배우지 못하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정치를 구현하고 있다. 바른 길로 나아가지 못하고, 매순간 위태위태한 정치상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에에 율곡 이이의 사상의 근간이 되는 이와 기를 기준으로 조선시대의 변화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구도장원공이라 불리어질 정도로 천재였지만, 50이 되지 않은 나이에 일찍 새상을 떠난 율곡이이의 발자취는 우리에게 하늘의 이치를 따르는 바른 정치란 무엇이며,정치 개혁의 기본적인 요건이나 본질적인 요소들에 대해서 하나 둘 찾아보고 엮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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