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독서모임 해봤니
김민지 외 지음 / 포널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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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눈으로 혹은 가슴으로 울며 임상 간호사 생활을 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 눈물들이 참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울 수 있다는 것, 나의 감정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간호사라는 직업이 가진 참 매력적인 부분 같습니다. (-25-)


제가 혼자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고 해석한 견해들이 다른 독서 모임 멤버들과 차이가 있다는 걸 배운다는 점입니다. 같은 책이고 같은 내용이죠. 그런데 읽히는 사람에 따라서 기억에 남는 구절도 다르고 삶에 적용할 부분도 다릅니다. 그래서 제가 놓치고 지나갔던 부분을 독서모임 멤버들이 집어주기도 합니다. 또 멤버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깨닫기도 합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지요.(-49-)


종종 저에게 책을 어떻게 빨리 읽느냐고, 내용은 다 알고 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책읽기는 근력이 붙는 것과 비슷합니다. 근육을 만들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생긴 다음에는 유지만 하면 되거든요. 물론 유지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근육을 만드는 과정보다야 수월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책을 천천히 읽었지요. 하지만 매일 독서를 하다 보니 점점 빨리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 읽기 전에 목차와 프롤로그를 먼저 본다고 했지요. 그렇게 큰 숲을 먼저 보고 나면 세세한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해당하는 각 장의 내용은 금세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60-)


우리는 가장 가까운 부모님을 용서하고 이해한 다음에야 타인을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간호사는 타인에 대한 연민 없이는 일하기가 힘든 직업이니까요. 생애 처음 만나는 사람의 질병과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어야 그들에게 따뜻한 말을 해줄 수 있고 진정한 간호를 제공할 수 잇습니다. 그 시작은 바로 우리 부모에 대한 이해부터입니다.(-69-)


직업 간호사에 대해서 나오고, 그들의 아름다운 삶을 이해하게 된다. 간호사는 우리의 인식 안에서 들여다 보면 그 사회적 역할의 중요성이나 가치에 비해 직업적인 부분들은 열악하다. 과거에 비해 사회적 의식이 달라지긴 했지만, 간호사에게 화풀이 하는 환자들은 여전히 곳곳에 숨어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인으로서 그들의 삶을 고찰홰 보자면,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경외심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서모임의 취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간호사들의 독서모임, 케미라 부르는 이 모임은 직업의 동질감에서 얻어지는 그들만의 리그였다. 책을 읽으면서 서로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같은 책을 서로 다르게 봄으로서 부족한 것을 채워 나간다. 여기서 부족한 것은 독서를 통한 간접적인 생각의 고취가 아닐까 싶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보여지는 끈끈함은 그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 혼자서 책을 읽으면 얻지 못하는 소중한 가치들을 책을 읽고 서로 느낌을 공유하면서, 놓친 것들을 주워 담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독서가 다른 사람보다 빨라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데, 나 또한 책 읽는 속도가 빠르기에 공감이 갔다. 그 어떤 사람도 책을 처음부터 빨리 읽을 수 없다. 그들은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책 읽는 속도가 빨라졌을 뿐이다. 독서를 하면 다양한 정보들을 얻게 되고, 중첩된 정보들이 반복된다. 독서 근육이 생성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처음 마라톤을 완주할 때 죽을 것 같았던 사람이 여러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게 되면, 첫 완주 때의 고통이 사라지는 이유는 마라톤에 최적화된 근육이 있기 때문이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독서에 대한 기준을 느낀다면 책을 읽는 즐거움은 배가 될 수 있다. 


공감과 이해 배려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유하고, 배려를 느끼게 된다.삶과 죽음을 목도하는 직업답게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면서도 그 안에서 느껴지는 죄책감도 있을 것 같다. 끈끈함은 그들만의 동질성에서 시작되며, 한 권의 책을 돌려 읽으면서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서 직업적인 소명의식들을 채워 나가게 된다. 책을 매개체로 해서 서로가 만남을 가지게 되고, 서로의 삶에 대한 지향점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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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3 13: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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