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이야기 - 금기웅 소설집
금기웅 지음 / 문학세계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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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정수는 전에 읽었던 페터 회의 장편소설 한 장면이 떠올랐다. 죽은 어린 소년 이사야의 뒤를 따라가던 스웨덴 사회복지사의 모습과 너무 달라보였다. 스웨덴의 사회복지사는 눈보라가 까맣게 내리치는 동토 그린란드 공동묘지로 향하는 운구행렬 뒤를 묵묵히 따라갔다. 소설에서 묘사된 그런 직원은 ㅊ 요양원에 한 사람도 없었다. 냉정했다. 자신들이 관리하는 시설에 입소한 노인들이 사망하면 내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몸은 잠시 편했을지 몰라도 할 일은 하지않았다.자신들이 준수해야 할 <요양시설직원관리규정>에도 시설에서 사망한 무연고자는 운구 기사가 분명히 지적했듯 사망 병원, 장례식장, 화장장 절차까지 모두 수행하도록 되어 있었을 것이다. (-20-)


시인 금기웅님께서 쓴  일곱편의 단편이 연작으로 이어진 한 권의 소설 <환상 이야기>다. 책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으며, 우리 사회의 모순과 사회가 안고 있는 위선을 그려내고 있디. 특히 이 소설은 한국 소설의 특징답게 우리 사회의 은폐와 비은폐 사이를 오가면서 제도적인 헛점들을 고찰하고, 고발하고 있었다. 법과 제도가 우리 앞에 놓여져 있지만, 그것이 지켜지지 않은 냉담한 세상들 안에서 자신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다양한 삶의 스펙트럼이 우리들 안에 보여지고 있으며, 그건 우리 스스로 세상을 어떻게 바꿔가야 하는지 소설이 안고 있는 사회적인 메시지와 겹쳐지고 있다.


이 일곱편의 소설 중 첫 번째 이야기 <즐거운 수목장>에 꽃혔다. 제목과 다른 위선적인 내용들, 무연고자였던 고모가 요양원에서 죽음을 맞이 하면서, 주인공은 보호자가 되어서 그 시신을 거두어야 하는 처지에 놓여지게 된다. 살아있는 자에게 주어진 짐짝은 죽은이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이었다.그것이 이 소설의 사회적인 메시지이며, 소설 스토리는 죽은 고모가 아닌 살아있는 주인공을 향하고 있다. 법과 제도가 만들어 놓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이 실제 죽음을 목도하고 내 앞에 놓여진 문제들을 풀어나갈 때 어떤 문제들이 나타나는지 생각해 볼 여지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법과 제도가 있지만, 그것을 지키지 않는 인간들의 양면적인 속성, 그것이 이 소설에서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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