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가방끈이 길어졌습니다만
전선영 지음 / 꿈의지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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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욕심을 내려놓고, 매일 지킬 수 있도록 목표를 낮게 잡을 수밖에 없었다.'아침에 200자',저녁에 300자를 쓰되 매일 쓴다.' 이 다짐을 지키면서부터 비로소 마지막 챕터를 조금씩 써나갈 수 있었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 결국엔 '매일 조금씩' 이 모여서 논문의 모든 챕터가 완성됐다. 아주 작은 일을 오랜 시간에 걸쳐 매일 하는 것, 큰 목표를 리루는 방법으로 그보다 좋은 방법을 나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115-)


박사학위는 증명서나 자격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일종의 알람장치 같았다. 앞으로의 삶을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알람 장치, 학위를 하는 동안 보고 배웠던 것처럼, 끊임없이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경계선에 스스로를 올려놓을 것. 스스로의 테두리를 계속 바깥으로 밀면서 더 많은 이야기와 사람들과 지식을 끌어안을 것,어쩌다 길어진 가방끈이지만, 그 가방끈에 부끄럽지 않도록 일생 노력할 것. (-120-)


"인생은 지나고 보면 무척 덧없고 짧단다. 그러니 여유있게 살아라. 남을 많이 도와주고 나누어라. 자기 자신을 중심에 놓고 사는 삶도 좋겠지만, 사람은 함께 살고 또 부대끼면서 향기로워지는 거란다. 주위 사람을 돌보고 주변을 둘러보며 사는 게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일 때도 있겠지. 하지만 그런 삶의 태도야말로 너를 따뜻한 사람이 되게 하는 거야."(-144-)


삶이 불확실하고 생소하게 느껴질 때 가끔 이 대화가 떠오른다.생소한 문제를 마주하는 때야말로 새로운 발견의 기회라는 사실을 상기할 때, 또 멋지게 문제를 풀어내지 못했더라도 계속해서 답안지를 제출해 내는 것이 진짜 시험이라는 것을 명심할 때, 절망이 가시고 희망이 찾아온다. (-198-)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는 걸 느끼게 된다. 씨앗이 발아하여, 나무가 생장을 거듭하듯, 인간도 태어남과 동시에 성장하게 된다. 나무의 삶과 인간의 삶과 죽음은 언제나 우리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시한다. 몸의 성장 뿐 아니라 정신의 성장을 요구하는 인간의 삶의 스펙트럼 안에는,인간 스스로 끊임없이 배우려 하는 욕망이 숨어 있다. 사람마다 배움의 목적은 다르지만,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에 이를 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건 큰 의미와 가치를 지니게 된다. 살아가면서, 배움이란 가치가 지치고 힘듦을 야기할 때도 있으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부딪치고 깨지고 넘어질 때도 있다. 그 깨짐의 연속이 우리의 삶의 가치를 증명해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새로운 길을 만들게 된다.


이 책의 책 제목은 여느책과 달리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어쩌다가 가방끈이 길어진 우리의 삶,우리 스스로 문맹의 삶에서 벗어난지 채 100년이 지나지 않았다. 배움의 깊이가 짧았던 과거의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은 무시와 핍박으로 얼룩져 있었다. 우리가 배움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나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오늘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다. 하지만 배움의 깊이만큼 우리는 행복해지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배움의 연속적인 흐름, 깨지고 넘어지면서 추구하고자 하는 배움의 시간들이 누군가 자신과 같은 길을 가는 이들에게 기준이 되어진다. 나의 배움이 행복이 되려면 그 배움의 가치가 나눔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느낄 수 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그것은 어떤 큰 일을 해야 할 때면,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이다. 살아가야 하는 이유, 왜 살아야 하는지 한번더 생각해 보게 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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