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나가카와 나루키 지음, 문승준 옮김, 신카이 마코토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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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버려진 고양이다.
새끼일 때는 부모에게도 주인 부부에게도 예쁨 받았다. 형제는 다섯 마리.많은 사람들이 우리 형제를 보러와서 엄마가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나는 인간에게 예쁨 받는 걸 좋아했다. 하지만 그런 나날은 오래가지 않았다.형제들은 어딘가로 분영되었는데 나는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간단히 버려졌다. (-66-)


최근 미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미미에게까지 버림받았을지도 모른다. 캔 사료를 사놓은 채 기다리고 있건만.
창 저편에 흰색의 무언가가 보인다.
미미?
문을 열자 목걸이를 한 흰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다. 본 적이 있다. 언젠가 미미가 데려온 고양이다.(-103-)


시노가 살짝 구로의 등을 쓰다듬는다. 지금까지 인간에게 자신의 몸을 허락하지 않았던 구로는 처음에는 펄쩍 뛸 정도로 놀랐지만 몇 번 참아보니 의외로 기분 좋은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170-)


고양이를 의인화한 대표적인 소설로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있다. 100년전 근대화된 일본 사회를 묘사하고 있으며,나쓰메 소세키는 도도하면서 까탈스러운 고양이를 관찰하면서, 고양이가 가지는 고유의 특징을 나쓰메 소세키의 시선으로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인간이 나 자신을 온전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인간 사회를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세상 모든 걸 다아는 것처럼 고양이의 시선으로 그려내는 것이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고양이를 의인화한 또다른 책 신카이 마코토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였다.언어를 쓸 수 없는 고양이는 몸짓과 행동으로 자신만의 언어를 표현하고 있다. 어쩌면 이 책에서 보여지듯이 고양이는 자신만의 언어를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인간이 그것을 못 알아들을 뿐이며,인간은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언어적 특징들을 항상 '냐아아아옹~~~~' 으로 들릴 뿐이다. 그것을 우리의 시선으로 볼때 비언어적인 특징이라 표현한다.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책에는 세마리의 고양이가 주연으로 등장하고 있다. 초비와 미미,그리고 쿠키.고양이 초비는 자신의 주인이 된 미유를 연인으로 생각한다. 인간과 동물의 서로 묘한 관계들 속에서 고양이는 사람들의 사랑스러운 스킨십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는데,그 하나하나 펼쳐보는 느낌이 달달함과 따스함이 공존한다. 초비는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미유를 연인으로 생각하며, 또다른 길고양이 작은 고양이 미미의 적극적인 구애를 거부하게 된다.


작은 암컷 고양이 미미는 길고양이에서 집고양이가 되는데, 아기 고양이가 성묘가 되는 과정들이 세밀하게 관찰된다. 미미의 주인 레이나는 미미에게 사랑 가득한 따스함이 전혀 없이, 데면데면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미미는 주인의 사랑을 초비에게서 얻고 싶었던게 아닐 까 싶을 정도로 적극적인 구애를 시도하였으며, 차도남 고양이 초비는 미미의 구애를 멀리하게 된다.인간이 보여주는 그 사랑의 메시지를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재미와 즐거움, 따스함이 공존하게 된다.그것이 고양이를 통한 사랑의 향연이며, 인간과 고양이의 교감이 아닌가 싶다.


고야이와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외로움과 고독함. 인간은 자신의 마음 언저리의 허전함을 고양이를 통해서 채우면서, 책 속 주인공들은 집고양이가 아닌 길고양이와 동거동락하고 있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진 고양이와 함께 하면서, 그안에서 내 안의 아픔을 꺼낼 수 있는 용기가 생기며, 세마리의 고양이 초비,미미,쿠키는 그렇게 자신의 영역을 지키면서, 주인 곁에 머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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