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사람의 속마음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2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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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고향이야기가 나오면 누구라도 기분이 좋을 테지만, 오사카 사람은 그 화제에 반드시 '칭찬'이 아니어도 기뻐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한 집에 한 대, 다코야키 기가 있다면서요?"는 딱히 칭찬도 무엇도 아닌데, 그 말에 몹시 기뻐하는 오사카 출신 친구를 나는 몇 며이나 목격했다.(-17-)


비슷한 예로, 미인 여배우가 개그 프로그램에서 득의만만하게 오사카 사투리를 쓰는 일이 있다. 이런 광경을 나는 늘 어쩐지 얼굴이 근질근질해진다.그녀들은 '나도 ,간사이 출신이고, 동지 아닌가요!" 하면서 개그맨들의 홈그라운드까지 성큼성큼 들어가려 드는데, 아무래도 그때그녀들이 구사하는 오사카 사투리는 120퍼센트 과장된 느낌이다.(-23-)


일본 작가 마스다 미리는 일상속의 소소한 부분들을 잘 캐치해 내고 있다. 남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마스다 미리에게는 그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잘 보여준다. 예를 들자면 그 지역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지역사투리가 그런 케이스다. 오사카 출신이지만, 스스로 오사카보다는 도쿄 사람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오사카 출신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하면서,마스다 미리는 그들의 독특함을 잘 꺼내고 있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저자의 오사카에 대한 객관적인 관찰이 아니다. 저자는 자신의 일상을 독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연결하고 있으며, 일본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들, 오사카의 독특함에 대해 알고 싶은 이들에게 그들의 간지러운 부위를 긁어주고 있다는게 이 책을 읽는 큰 목적이 된다.


오사카와 도쿄의 차이, 서울과 부산의 차이만큼이나 거리차이를 두고 있다. 물리적인 특징 뿐 아니라 그들의 삶의 방식도 다르다. 재미있고, 과장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오사카 사람들은 여느 일본인들보다 목소리의 성조가 높다. 목소리의 높낮이를 음계에 비유하자면 파와 솔에 해당되는 단어가 많다. 그래서 같은 어감임에도 오사카 출신 사람들에게 호의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마스다 미리는 오사카 출신임에도 그들이 조금은 독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부산출신이지만, 부산 사투리를 쓰지 않고, 표준어를 쓰면서 서울에 살아가면, 부산사람들의 독특함이 이질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오사카와 도쿄가 다른 것처럼 오사카와 교토도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마스다 미리는 이 두 지역의 차이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분석해 볼 수 있다. 거리적으로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삶의 방식이나 문화는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간사이 지역에 포함되지만 그들은 엄연히 다른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그것이 저자가 바라보는 오사카 사람들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나를 마스다 미리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떻게 될까 상상하게 된다. 경상도 출신이면서, 경상도 사투리를 쓰지 않고 서울에 살아간다면,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유쾌할 것 같았다.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일상 속의 소소한 재미이며,우리는 마스다미리의 에세이를 좋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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