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 생면부지의 젊은 헝가리 여성 117명에게 편지를 보낸 그는 열여덟 명으로부터 답장을 받았고, 결국 릴리를 제외하고 모두 아홉 명의 여성들과 편지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클라라 쾨베스는 그중 한 명이었다. 미클로스는 그만둘 수가 없었다.그는 글을 쓰면서 큰 즐거움을 느꼈고, 글을 씀으로싸 사물의 본질을 통찰할 수 있었다. (-98-)
사랑하는 릴리, 넌 내가 자유와 억압받는 자들에게 헌신하는 병사라는 걸 잘 알 수 있을거야.안 그래? 자유와 억압받는 자들을 위해 싸우는 것이야말로 모든 나라의 아들 딸들을 각성시키는 대의라고 생각해. 넌 일상생활에서 나의 동반자가 될 것이고,그래서 이점에서도 역시 나의 충실한 동반작가 될 꺼야.그럴 거지.그렇지?
넌 부르주아 딸이었지만, 이제 확고부동하고 투지에 불타는 사회주의자가 되어야 해!(-194-)
1946년 6월, 릴리와 키클로스는 다른 헝가리 사람들과 함께 제2차 본국송환 인원에 포함되었다. 그들은 스톡홀롬에서 프라하까지 비행기를 타고 간 다음, 같은 날 부다페스트행 열차에 탑승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은 채 미어터지는 열차의 곰팡내 속에서 서로 부동켜안고 있었다. (-303-)
소설은 1940년대 유럽 사회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홀로코스트와 유대인은 유럽 사회의 혐오스러운 인종으로 살아가게 된다.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은 유대인을 세상속에서 말살시키기 위한 전쟁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이 소설은 바로 그 시대의 유럽 사회의 모습을 감지하게 되고, 작가 가르도시 피테르의 자전적인 이야기였다.
주인공 미클로스는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고, 전쟁의 중심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병원에서 결핵 판정을 받게 되고, 6개월안에 죽는 결정된 삶이 주어졌다. 그가 삶의 동앗줄을 잡은 것은 편지와 글쓰기였다. 스물 다섯이었던 미클로스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117명의 헝가리 여성에게 편지를 쓰게 되었고, 서로가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아픔과 상처들을 공유하게 된다. 신붓감을 찾기 위한 미클로스의 노력이 조금씩 조금씩 헝가리 여성 릴리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서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된다.홀로코스트와 유대인이라는 두가지 공통점이 두 사람을 엮어주었고, 그들은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서로의 생각과 가치관에 대해서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느끼게 되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사회주의가 유럽 사회를 휩쓸던 시기였다. 시대적인 큰 변곡점에서 그들이 주고 받는 편지는 지극히 정치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서로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논하게 되었고,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연적인 상황이 연출되면서, 두 사람은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본국으로 송환되는 과정을 지나가게 되었다. 이 소설은 작가의 부모님의 일화를 바탕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그 시대가 반영되어 있으며, 그들의 다양한 삶의 군상이 엿보였다. 죽음의 소용돌이 안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씨앗이 그들에게 사랑이라는 열매를 낳게 되었고, 그것은 사람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게 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