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옳은 일이니까요 - 박태식 신부가 읽어주는 영화와 인권
박태식 지음 / 비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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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진다. 세상이란 무엇인가?사람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가? 나는 누구인가? 하지만 욱스발에게서 선과 악, 참과 거짓, 아름다움과 추함 같은 상식적인 가치들을 찾기란 어렵다. (-151-)


죽음이야말로 그런 게 아닐까? 아무도 죽은 이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가 살아온 삶을 다 같이 모여서 기리고 그가 이룩한 가치들을 준중하며 눈물을 보이지만 결국 죽은 자는 죽은 자일 뿐, 슬픈 일이지만 죽은 자를 매장하는 4월은 잔인한 달이다.(-162-)


<안녕 헤이즐>은 사랑하는 친구를 잃는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가르쳐 준다. 더불어 어떤 고통 속에서든 인간이란 존재는 삶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새삼 확인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그러니까 장례식이란 헤이즐의 말대로 ,'죽은 자들을 위한 게 아니라 남은 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 게 옳다. (-185-)


이 같은 절대고독의 상황에서 온 힘을 다해 살 길을 찾고 어떤 절망도 헤쳐나가느니, 차라리 포기하는게 낫지 않을까? 무척 재미있고 희망을 안겨주는 영화이지만 관객이 거리감을 느끼고 마는 이유이다. (-213-)


이 책에는 44편의 영화가 등장한다.한국 영화와 해외 영화를 번갈아가면서 비교하고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인권의 가치에 대해서 ,인권이 존재할 때와 사라질 때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뀔 수 있고,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영화 한 편 한 편 속에 그것을 담아놓고 있다. 여기서 인권이란 결국은 우리의 상처이자 아픔이다. 인권이 부재할 때 인간은 공감이 사라진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고, 누군가의 고통이 내 일처럼 느껴질 때 우리느 스스로의 한계를 느끼며 울부짓게 된다. 영화 한편에서 큰 울림을 느끼고, 때로는 공감의 가치에 대해서 한 번 더 복습하고 예습하게 되는 또다른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영화는 과거의 우리의 모습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거가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영화는 일종의 해석이다. 과거의 어느 한 시점을 담아내고, 그것을 재현하려고 하지만, 절대적으로 그것을 온전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이질적인 형태로 우리 앞에 훅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영화 속에서 과거를 해석하고, 과거를 상상하며,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된다. 특히 내 삶의 어릴 적 초기의 모습, 미숙한 삶의 기억들을 영화속에서 볼 때면, 어디론가 숨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 고지전은 우리의 무모님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으며, 부모님은 그 영화를 보면서, 슬픔과 아픔을 느끼면서, 부끄러움도 공존하게 되는 또다른 이유가 된다.


인권이란 무엇일까 , 인권이 살아있을 때와 부재할 때를 비교해 보면 인권의 가치와 개념이 명확해질 수 있다. 세월호 참사는 인권이 사라진 대표적인 사고이며,과거 우리의 기억속에 있는 수많은 전쟁도 또다른 형태의 인권 유실이다. 이 책의 끄트머리에 있는 영화 '마션' 도 보면 인간이 원하는 인권이 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또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영화로서, 우리가 추구하는 '인권'이 인간의 '생존'과 시소게임을 할 때 인권이 위태로워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마션'에서 인간의 생존이 더 우선할 때 인간은 얼마든지 인권을 내팽개칠 수 있으며, 그건 전쟁도 마찬가지이다. 내 삶이 위태로워질 때 인권은 그 가치를 잃어버리고 방향을 놓치게 된다.책은 바로 그런 우리의 인권의 가치에 대해서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인권이 위태로워지는 걸 인간 스스로 느끼고 있기에 그 가치를 보존해야 하는 당위성을 언급하고 있으며, 그것이 비록 내 삶에 있어서 불행이 찾아올 수 있지만, 그것이 옳은 가치일 때 우리는 그것을 재창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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