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내 삶의 터닝 포인트 -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후
변화경영연구소 지음 / 유심(USIM)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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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아빠가 계셨다면 나는 아직도 책을 내지 못한 평범한 직장인으로 남아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그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지고, 그나마 남아 있던 아빠와의 추억과 유품들마저 사라지게 되면서 그분을 기억하기 위한 작업들을 시도했다. (-26-)


그는 말하자면 여행학이라는 것을 만들어냈다. 그저 '어디를 가서 무엇을 먹으면 좋다'를 말하지 않는다. '여행이란 무엇인가?''어디로 떠날 것인가?' '어떻게 여행지 공간을 향유할 것인가"등을 인문학적 사유로 풀어 낸다. 그는 사람들을 이끌고 그가 개척한 세상의 끝으로 데려간다. (-60-)


"지나치게 유용한 것만 가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나? 이 질문에 '그렇다'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기질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지.유용하지만 제거해야 하는 것도 있고 유용하지 않지만 강화되어야 하는 것도 있다. 유용하지 않는 것들이 가지고 있는 유용성이 있다. 노자나 장자의 철학을 살펴보아라. 걸어가는 데 찍힌 발자국. 그 땅만이 유용한 땅이라고 그 나머지를 없애면 걸아갈 수바 없다. 결국 걸어갈 수 있는 이유는 밟지 않는 땅이 있어서이다. 어떤 것은 철학으로, 어떤 것은 가치 기준에서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으로 나누어야 할 것이다. 가치를 두고 있고 영향을 주고 있는 일들의 재배치가 필요하다. 네 책은 아마 그런 휴식의 본질을 놓고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는 여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조건 하에서 그들을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휴리스틱을 개발하라. 이것이 실용성이고 그것이 나오면 시달리는 자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다. 이리되면 책이 너의 미래와 연결이 된다."(-166-)


세상이 만들어 주는 길 대신 스스로 길을 낸 사람.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하고 혁명하여 평범한 이들의 희망이 된 사람.
육체 속에 살면서도 영혼의 제안을 따라 시처럼 살려 했던 사람.
신이 준 사명을 알고 행하여 이 세상에 사람을 남기고 떠난 사람.
부재로 더 존재를 증명하는 , 영원히 우리 맘에 살아있는 사람. 

이렇게 압축해보니 내 인생에 더할 수 없이 훌륭한 스승이 있었다는 것이 감사하다. 양지바른 처마 밑의 햇살처럼 그의 존재는 아직도 내게 고요하게 넘친다. (-234-)


이 책을 읽기 전만 하여도 나는 구본형님이 돌아가신지 몰랐었다. 변화경영의 씨앗을 뿌리내리고 간 사람,그는 예순의 짧은 인생을 살다가 간 희망이었다. 이 책은 그의 뜻에 따라서 ,구본형께서 남겨놓은 삶에 대한 가치, 희망의 씨앗을 증명해낸 사람들이 모인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멤버들이 쓴 책으로서, 그 멤버중에는 구본형님의 딸 구해언씨도 있다. 물론 책의 앞부분은 구해언씨의 아빠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으로 채워져 있으며, 그가 추구했던 변화경영의 본질적인 요소들을 이해하게 된다.


변화라는 것은 내 안의 용기가 필요하다. 나를 이해시킬 수 잇어야만 나는 변화를 인정하게 되고 용기를 낼 수 있다. 누군가 걸어온 길을 따라가는 것은 그 사람을 통해서 ,누군가의 발자국을 따라간다는 것은 불확실성이나 불안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 우리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걸어가는 그 길, 리스크를 안고 미지의 길을 걸어가는 것, 남들이 걸어가지 않은 길을 걸어간다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이다. 책에서 구본형님의 생각과 가치관은 한 사람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무언가 하고 싶지만 망설여지는 이유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며, 그 두려움을 안고 가더라도 그것이 의미가 있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인식시켜 준다면, 그것으로도 걸어갈 이유로 충분하다고 보여졌다. 바로 누군가 나에게 나침반을 건네주고 내 방향을 설정해준다면 말이다. 바로 구본형 님이 사람들에게 뿌리내리고 싶어했던 것이며, 그것을 보여준 사람들은 구본형님이 남겨놓은 씨앗이었다. 그 씨앗이 발아하여 하나의 식물이 되고, 꽃이 되는 것은 의미가 있는 하나의 행위였다. 변화의 이유,나 스스로 변화가 가져오는 부수적인 효과는 어떤 것이 있으며, 그가 남겨놓은 말들을 기억하고, 기록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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