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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문 밖, 루웨스 엘레지
김지호 지음 / 아우룸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다보면, 나의 고향과 삶과 인생과 겹쳐지거나 익숙한 책들이 갑툭튀 나올 때가 있다. 그럴 땐, 한권의 책 속에서 남들이 놓치는 부분들에 대해서 ,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이 책 ,김지호님이 쓴 <수구문 밖, 루웨스 엘레지>는 바로 그런 경우이다.
저자의 고향은 경북 북부 양반의 도시 안동이며,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공교롭게도 나 또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안동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 대한민국 전 지역 시군구에서 안동이 가장 큰 도시이며, 서울보다 2.5배 큰 면적을 가지고 있다. 안동에서 정치를 한다고 할 때 다른 지역보다 더 힘든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저자는 안동지역의특징에 대해서 자세히 나오고 있으며, 의섬 김씨 자손들이 있는 안동과 안동 지역의 특징을 자신의 삶을 겹쳐놓고 있다. 경상도 사투리는 각 지역마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경북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의 사투리는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산지로 둘러 쌓인 경북 지역과 달리 남부지역은 대체로 평탄하며, '~그르니꼐' 체를 쓰는 경북 북부 지역의 경상도 사투리와, '~했능교' 체를 주로 쓰는 대구 인근 지역 사람들의 사투리는 역양이나 발음에서 큰 차이를 보여준다. 저자의 경상도 사투리에 대해서 언급한 대목을 보면서, 한자와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생각났다. 그 분은 경북 대구 인근에 살고 있어서,내가 보편적으로 쓰는 사투리와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어서, 저자의 경상도 사투리의 특징을 나열한 부분이 공감가고 이해가 간다.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고 , 나쁜 일도 생긴다. 저자에게 삶과 죽음은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 찾아보면, 우리의 애틋한 삶과 교차된다. 지인의 결혼식에 찾아갔더니, 결혼식 당일날 가보니, 정작 지인이 없는 걸 마주할 때 그 기분이 어떨지 상상해 본다면, 살아가는 게 허망할 수 있음을 다시금 절감하였다. 집안의 좋은 일이 있을 때 슬픈일이 동시에 찾아온다면, 그 당사자의 마음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동시에 챙겨야 하는 부답감이 있다. 그럼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그 순간을 감당하고 견뎌야 한다. 물론 그 일을 무사히 잘 치뤄야 하는 건 당연지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남들이 겪지 못하는 것을 겪는 우리의 내밀한 아픔과 마주하게 되었고, 책 제목에 나오는 루웨스는 서울(seoul)을 섞무로 쓴 단아 루웨스(luoes)이며,저저의 의도된 책제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