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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詩時하다 - 이민정 감성시문
이민정 지음 / 새라의숲 / 2019년 5월
평점 :
어디에서 왔는지 알지 못한다
어느 순간 전신을 점령하고
열병에 들뜬 듯 허공을 넘나드는
시공을 초월한 생각과 느낌과 가슴 속의 언어들이
오직 한 곳으로만 집중하고 집중하여
존재하는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면서
또한 모든 것을 의미 있게 만드는
그 솔직함과 대담함을
어디서 배웠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자기 안에 자리를 잡아
무엇으로도 알 수 없는 굳게 잠긴 금고가 되어
모든 것으로부터 격리되어지는 순간
그 순간이 바로 사랑의 정점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한 사람만을 위한 노래가 흐르는 곳
깊숙한 곳에 숨겨진 심장의 비밀을 알게 된다.
사랑이다.(-33-)
시간은 돌아온다
구부러진 길이 알 수 없는 미래를 가르쳐 주는 것만큼
모든 것을 깊이 통찰하는 지혜도 그와 함께 존재한다.
시간이 아닌 원
정지가 아닌 순환
해가 지면 달이 뜨는 것이 삶의 정해진 이치
모든 것은 끝나고
모든 것은 되돌아온다
공허하게 사라지는 관계
별처럼 빛나는 추억
바람처럼 지나간 인연
넘을 수 없는 벽을 천천히 돌아서
빛과 그림자만이 존재하는 세계를 품고
너 아니면 내가 될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유 없는 분주한 일상을 살고
그러다 문득
마주하는 찰나의 기억 속으로
시간은 돌아온다.(-91-)
인간의 삶 속에서 모든 것은 변화한다.그 단 한가지 '변화'하지 않는 건 하나도 없다는 그 진리만이 정답이 된다. 자연의 변화는 순환하고, 그 순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인연이 또다른 인연이 되어 우리 곁으로 찾아오게 된다.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의 삶의 근본적인 이치를 깨닫는 것이며,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진리를 마주하는 것이 불편하다. 나와 다른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 나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걸 느끼면서도, 실제로는 내 감정과 내 가치관이 그것을 속절없이 무너트릴 때가 있다. 후회라는 것이 반드시 내 앞에 놓여지는 이유는 바로 시간이 지나 나 스스로 아차 하고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그 순간이다. 시는 바로 그런 인간의 불완전한 부분을 보듬어 안아가고 있으며, 인간에게 위로를 선물해 주곤 한다. 인간의 불안과 걱정에 대해서, 괜찮다 말하면서 어루 만져주고, 문장과 문장, 시구와 시구 사이를 의미로서 연결해 주는 것처럼 ,인간과 인간도 서로를 연결해주는 무형의 매개체를 찾아나설 것을 외치고 있다.
그 매개체란 사랑이다,그 매개체는 행복이 될 수 있다. 사랑은 인간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매개체로서 ,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걸 인식하고, 나와 너가 같이 손잡고 걸어가야 하는 이유를 몸으로 느끼게 해 준다. 살아간다는 게 특별히 무언가 특별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고, 나와 너가 서로 다른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때 우리는 그 순간 사랑의 가치와 의미와 나의 삶과 마주하게 된다. 사랑은 시로서 우리의 삶을 이야기 하고, 우리는 시를 통해서 사랑의 감정들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언어로 쓰여진 아름다움은 내 앞에 놓여진 시를 통해서 성숙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