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죽고 싶으면 죽어도 돼 - 딸의 이 한마디로 나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기시다 히로미 지음, 박진희 옮김 / 리즈앤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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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료타의 발음은 모호해서 거의 모음만 발음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에 엄마인 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고마워' 같은 경우 실제로는 '오마어'정도로 들렸지만, 그나마 발음할 수 있ㄱ레 되었을 때 료타는 정말로 기뻐햇습니다. (-58-)


그런 생각이 들자 당장 한 달에 한 범 1박으로 후쿠오카에 가서 자연 형체요법의 전문가인 다나카 아키노리 선생님에게 정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완전 초짜인 제게 다나카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초조해 말고 열심히 해보세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일이니까요."(-89-)


그런데 생각했던 반응이 없었습니다.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겨우 용기를 내 주뻣주뻣 고개를 들어보니, 왠걸, 나미는 울기는 커녕 그냥 파스타를 먹는 중이었습니다.
놀라서 말을 잃은 나를 바라보며 나미는 포크를 놓고 말했습니다. 
"엄마 , 죽고 싶으면 죽어도 돼."
그때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병원 생활 하는지 알아.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만큼 괴롭다는 것도 알고 있어. 엄마가 정말 못 견디겠다면 같이 죽어줄 수도 있어."
나미의 눈에는 굳은 결의가 담겨 있었습니다. (-108-)


저는 현재 강연활동과 함께 저처럼 장애가 있는 강사 육성을 돕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 100명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눈이 전혀 보이지 않는 강사, 귀가 들리지 않는 강사 등, 여러 종류의 장애를 가지고 변화시키고 있는 강사와 함께 절차탁마하고 있답니다.(-168-) 


내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이는 다름 아닌 '나' 입니다. 걷지 못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없는 이상, 그 슬픔은 어떤 방법으로도 진정될 수 없습니다. '그때 좀 더 건강에 신경을 썻다면','일을 그만두었더라면' 등등 이미 지난 일을 두고 갖은 이유를 붙여 누군가의 탓으로 돌린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본인이 스스로를 용서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지나온 모든 상황은 다 내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입니다.(-216-)


저자 기시다 히로미의 삶은 안타까움을 넘어서 절망감을 느낄 수 있는 삶이 주어졌다. 지적 장애를 가진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둘째 아이 료타와 함께 살아가고 있으며, 남편의 죽음과 자신의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하체의 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죽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지난날 , 기시다 히로미는 삶의 밑바닥을 치고 있었다. 첫째 딸 나미와 둘째 아들 료타와 함께 살아가는 것은 엄마로서 몸에 부치는 일이었다. 그래서 딸에게 푸념 섞인 말을 하게 된다. 하지만 딸은 냉정했고, 죽고 싶다고 말하는 엄마에게 같이 죽자고 말한다. 그건 엄마인 기시다 히로미가 생각한 답변이 아니었다. 자신의 힘든 상황을 딸이 들어주길 원했던 것이다.자신의 말 한 마디가 자신의 상처를 어루 만지기는 커녕, 딸에게도 상처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기시다 히로미는 위기를 기회의 돌파구로 바꿔 나갔다. 삶의 절망감을 느끼고 살았던 그녀가 딸의 말한마디로 인해 정신 차리게 된 것이다. 내가 아니면 딸도 지키지 못한다는 사실이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고, 세상에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자신의 딱한 처지가, 자신이 느꼈던 절망감이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걸 그녀는 깨닫게 되었다. 일어나지 못하고, 게단조차 오르지 못하는 현실만 보고, 좌절과 슬픔만 느꼈던 기시다 히로미씨는 스스로 삶의 돌파구를 찾아 나가게 된다. 딸 나미를 위해서 살아야 했고, 아들 료타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자신이 이제 일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서 스스로 용기와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스스로 세상 속에서 꿇지 않겠다는 의지가 위기를 기회로 바꿔 놓았다. 살아간다는 것은 작은 생각의 변화에 있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 내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생각한 부분들을 찾아가는 것이다. 희망은 도처에 있으며, 스스로 희망을 찾았고 주워 나갔다. 자신의 처지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으며, 사회에서 민폐라 생각했던 장애를 가진 이들과 함께 연대하게 된다. 스스로 자립기반을 만들어 주었고,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수 없는 사람, 걸을 수 없는 샇람들이 보듬어 안아줘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이 기시다 히로미의 새로운 삶의 출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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