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는데 엄마가 되었습니다 - 모든 게 엉망진창, 할 수 있는 것은 독서뿐 걷는사람 에세이 3
김연희 지음 / 걷는사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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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은 족특한 장소이고,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나는 산후조리원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자연스레 떠오른 생각이고, 산후조리원이 신생아실에서 일하는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쓸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면, 마사지실 선생님도 괜찮겠지. 아기를 낳지 못하는 선생님이 아기를 낳은 산모들을 마사지해준다면...혹은 딸을 잃은 식당 아주머니가 산후조리원에서 매 끼니 산모들의 식사를 책임진다면... (-71-)


수유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뒤에야 나는 내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전에는 머리 속에 수유에 대한 생각 뿐이었다. 모유 수유를 하든, 분유로 갈아타든, 결론을 내야 했고, 그 와중에 은호를 재우고, 기저귀 갈고, 청소하고, 요리하고, 설거지 하고, 빨래를 해야 했다. 일이 쌓여 있고, 정신이 없는데, 수유가 해결되니 그나마 여유가 생겼다.(-116-)


신생아 때 기저귀를 하루에 열 장도 넘게 갈 때는 덜했는데,배변 햇수가 줄어들자 엉덩이가 붉게 부어올랐다.나는 애초에 기저귀를 비싼 것으로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가장 저렴한 제품으로 골랐는데, 엉덩이가 빨간 빵처럼 되는 것을 보고, 곧바로 통기성이 좋은 기저귀를 검색했다. 그리고 새 기저귀를 채우자 발진이 가라앉았다. (-126-)


그녀의 세계는 몹시 춥지만, 그녀는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그녀에게 금기란 없고, 이사야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거침없이 나아갔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두려워했고, 잘등했다. 하지만 언제나 끝까지 나아가는 방향을 선택했고, 나는 그녀의 그런 강한 의지가 좋았고, 막판에 뒤통수를 얻어맞고, 싸워서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도 빙하의 하층부가 드러나고 ,크레바스가 펼쳐진 땅에 도달하여,얼음도끼로 땅을 찍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게 마음에 들었다. (187-)


결혼후 8년이 지난 서른 여섯, 작가 김연희씨는 아기를 가지게 된다. 약대에서 만난 신량과 부부 약사로서, 소설가로서 이중적인 일을 해 왔던 저자에게 이제 엄마라는 타이틀이 주어졌다. 조카와 함께 하면서, 여동생의 육아 방식을 모티브로 삼아 자신의 소중한 아이 은호를 키우는 데 기준이 되었다. 임신을 하고, 인신성 당뇨가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스스로 자신의 몸을 관리하면서 산후 우울증을 극복하게 된다.


누구나 엄마는 처음이다. 자자의 또래 엄마들은 이제 유치원이 되는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고, 자신은 늦둥이 엄마로서 아이를 키우는게 조금 부치게 된다. 아이를 키운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었고, 순간 순간 책과 현실을 비교하게 되었다. 독서는 저자의 육아에 있어서 작은 위로였다. 소설가로서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서 자신의 현재의 현실과 겹쳐놓고 있으며, 소설 속 주인공의 내밀한 감정들을 훑어나가기 시작하였다. 아기를 가지기 전에 느끼지못했던 것들이 아기를 가지면서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였으며, 소설가로서 직업병이 꿈틀 꿈틀 거리고 있었다.


저자는 세상을 관찰하고 있었다. 육아와 아이와 함께 하면서도 언제나 주변을 돌아보면서 살아가고 있다. 산후 조리원에 머물면서, 소설가로서 영감과 소재들을 주워 담기 시작하였으며, 추리소설의 뒷 배경으로 산후조리원이라는 장소는 매력적인 곳이었다. 밀실의 공간이면서, 누구도 쉽게 허락되지 않은 곳, 그곳에서 일어나는 어떤 사건들의 내막을 찾아간다는 것은 때로는 긴장되고, 때로는 흥미진진한 요소들이다. 저자는 산후조리원에서 , 집에서 아기와 전쟁 통에서도 소설가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육아를 하면서, 독서를 통해 육아의 힘든 순간을 극복하였고, 내 아이 은호의 행동을 조심스럽게 관찰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엄마로서 소중한 시간과 선택된 그 길에 대해, 저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었다. 이 책은 육아와 독서, 소설을 서로 엮어가고 있으며, 오만과 편견, 스밀라의 누에 대한 감각 등 다수의 소설 스토리가 소개되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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