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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지만 내 감정입니다 - 이 순간 내 마음을 만나고 싶을 때
조연주 지음 / 북스고 / 2019년 5월
평점 :
"내가 늦게 오픈해서 아가씨가 떡을 먹고 싶을 때 못 먹잖아.오늘 간식 뭐 먹었어? 계ㅒ속 마음에 걸리더라고. 맛있게 먹어요."
새삼 떡 하나에 아직 따뜻한 세상이라고 느꼈다. 떡이 아니면 간식을 못 먹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좋아해서 자주 먹었을 뿐인데 간식을 먹지 못했을까 종일 신경이 쓰였다는 말씀에 부모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싶었다. 그동안 단순히 단골손님으로만 생각한 게 아니라 내가 떡을 찾는 시간에 살 수 있도록 맛있게 만들어 주신 마음이 감사했다. (-31-)
"그 분이 실력이 없는 분은 아닐꺼야. 스킬은 달라도 결과물은 똑같이 나올 수 있거든. 나랑 스킬의 차이는 있어도 실력은 다들 비슷비슷해.이건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문제야. 그 사람은 아직 너한테 애정이 쌓인 사람도 아니고, 단순히 어떤 스타일을 원하는지만 알면 되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아. 오늘 이 사람 기분은 어떤지. 집에 들어가는 길인디 집에서 나오는 길인지, 어디를 가는 길인지, 요즘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이 사람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고 관심을 가져야지. 그럼 헤어스타일도 거기에 맞춰서 더 신경 써 줄 수 있는거야."(p89)
"나는 에가 아니라서 이해할 수가 없어. 세상 어디에도 너의 전부를 이해하는 사람은 없어. 단지 이해해주려고 노력할 뿐이지."(-135-)
그래서 '가늘고 길게 가자.'는 말이 참 좋았다. 당장 나에게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아도 꾸준히 애정을 갖고 서로 지켜볼 수 있는 관계는 애틋함과 편안함이 공존하는 느낌이다. 언뜻 보면 깊은 관게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사소하게 보이지만 사소하지 않은 인연이다.(-149-)
사소한 것은 기본적인 것이다. 기본을 지키며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이 들며 실감한다. 부끄러운 어른이 되지 말작고 다짐하면서도 그것 또한 쉽지 않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기본을 지키며 사는 삶의 단순함을 배운다. 놀 땐 땀나도록 뛰어 놀고 지켜야 할 건 지키는 꼬마를 보며, 우리도 저렇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열심히 땀 흘려 최선을 다하고 지킬 건 지키고.(p191)
많이 보고 많이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삶의 진리이자 가치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아날로그 세상에서 디지털 세상으로 바뀌면서 우리는 과거보다 더 풍요로워졌고 빨라졌다. 덩달아 인간의 욕구는 점점 더 커져가게 된다. 후회하는 일이 많아지고, 상처 받는 일이 많아지고, 우리느 그렇게 견디면서 살아가나 보다. 그리고 나중에 자조섞인 목소리로 나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얻는그 기분은 무엇일까 나와 너가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고, 나의 생각과 너의 생각이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낄 때 우리는 그 안에서 위로를 얻게 된다.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끈끈함이 우리 스스로에게 또다른 기억으로 남아있다. 관찰하고, 또 관찰하면서,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면서, 서로 어루 만지게 된다.
누군가 안해도 되는 일을 해 줄 때 그것이 예기치 않은 선물일 때 우리는 위로의 선물을 느끼고 살아간다. 나는 해주지 못했던 사소한 마음 씀씀이들이 내 삶과 교차되고, 나는 그 사람의 생각을 말을 통해서 느끼게 된다. 그 안에서 나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그 순간에 나는 그 사람을 통해서 또다른 감정들과 마주하게 된다. 일상 속에서 누군가 나를 생각해 주고 챙겨준다는 걸 느낀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의지하게 되고, 그 사람에게 신뢰와 믿음을 보여주곤 한다. 돌이켜 보자면 누군가 나에게 위로의 선물을 주는 건 거창하지 않다. 시간과 장소의 틈바구니에서 나를 챙겨준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 나는 위로의 선물을 얻게 되고, 나는 그 안에서 작은 삶의 철학을 주워담게 된다. 누군가의 생각과 가치관이 나에게 작은 삶의 밀알이 될 수 있음을 이 책ㄷ에서 다시금 느껴 봤으며, 가법게 책을 덮어 보았다. 그리고는 이 책을 소중한 누군가에게 추천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