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적 그리던 아버지가 되어 - 죽음을 앞둔 서른다섯 살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하타노 히로시 지음, 한성례 옮김 / 애플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돈으로 해결 가능한 일이라면 돈이면 끝난다. 하지만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ㄴ 일들에서 내가 남겨놓은 말들이 해결의 실마리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아들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말을 남겨주고 싶다. 성장하는데 필요한 지도나 나침반 같은 말. 
무슨 말을 써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을 때, 문득 '아버지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 보면서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말을 남기기로 했다. (p10)


친구는 절대적인 아군이 아니다. 상황과 입장에 따라 변한다. 아들에게 '아무도 믿지 마라'라고 말하지믄 않겠지만, 아들이 '친구는 소중하다','동료는 멋진 길동무다'와 같은 번지르르한 말에 묶여 의미없는 관계를 맺거나 이어가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고독이 두려워 좋아하지도 않는 친구에게 매달리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친구가 단 한명이면 그에게만 매달릴 우려가 있으니 ,넓고 다양하게 교류하기 바란다. 아울러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먄 한다. (p80)


나는 이 세상이 얼마나 불합리한지 잘 알고 있었지만 병에 걸리니 그런 상황들이 한층 더 뚜렷하게 보인다. 병은 많은 것들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암이라고 밝힌 후로는 많은 사람들의 본심도 읽게 되었다. 느껴진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3분 카레보다도 더 간편하게 충고하는 '다정한 학대'로 나를 괴롭히는 사람도 있었고, 겉으로만 동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p185)


하타노 히로시는 신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서른 넷에 '다발골수종'에 걸렸으며, 등뼈가 녹아내리는 고통스런 병과 사투하게 된다. 길어야 3년을 살수 있는,하타노 히로시에게 주어진 3년의 시간동안, 이제 막 2살이 된 아들에게 돈으로는 살수 없는 무형이 가치를 남겨주고 떠나고 싶었다. 두살 아기가 성장하면서, 아이가 되고, 어른이 되면서 마주하게 될 아빠의 부재를 느끼지 않기를 바라는 하타노 히로시의 따스한 부정이 느껴졌다.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삶의 힘든 점을 ,아빠가 남겨놓은 선물이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면서, 그는 한줄 한줄 힘겹게 글을 써내려가고 있었다.


진심이란 이런 걸까, 이 책에서는 진심어린 사랑이 묻어나 있다. 세상은 내가 뜻한 바대로 움직이지 않으며, 때로는 불합리하고 억울한 상황도 견뎌야 한다는 걸, 하타노 히로시는 말하고 싶어했다. 그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중심을 잃지 않고, 나침반을 활용해 인생의 등대를 스스로 찾아가도록 , 아들이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말할 수 있고,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자신의 꿈을 놓치지 앟고, 살아가길 원하는 하타노 히로시의 마음이 느껴진다.


죽음이라는 것은 큰 통찰력이다. 그 누구에게도 마주할 수 없는 경험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 나 자신의 현재를 진단하게 되고, 내 주변을 되돌아 보게 된다. 살아가면서 인정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들을 인정하면서 살아가게 되면, 나 자신이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때로는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고, 때로는 남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인연들에 대해서 소중히 여기되, 집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그것은 바로 저자가 죽음과 마주하면서 얻게 된 인생의 진리였으며, 삶의 방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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