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말 2 - 6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6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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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우스는 카이사르를 집까지 모셔다드린 후 필리푸스 저택으로 오라가는 힘겨운 여정을 시작했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만큼 만성적인 기쁜 호홉이 신경 쓰이는 때는 없었다. 어둠이 내리고 한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낮의 장식들이 물러가고 밤의 장식들이 나타난다. 옥타비우스는 작은 새의 말갯소리를 올빼미의 육중한 펄럭거림이 대신하는 것을 들으며 생각했다. 햇살의 마지막 붕홍빛 헐떡임이 스민 거대한 구름이 비미날리스 언덕 위로 몰려들었다. (p32)


매서운 겨울 카이사르의 진군은 은밀하고도 뜻밖이었다. 허를 찔린 나이우스 폼페이우스가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아테구아를 지키기 위해 코르두바에서 군대를 이끌어 달려왔을 때는 이미 카이사르가 아테구아를 알레시아 공성전 때처럼 빙벽으로 두른 후였다. 아테구아는 두 겹의 방어선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p100)


세르빌리아는 이들을 더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닫고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아들을 주시했다. 아들은 분명히 무언가 일을 꾸미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드러날 터였다. 피부뿐 아니라 내면의 영혼까지 깨끗하게 치유된 듯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쓸 수 있는 묘책이 벌써 바닥났다고 생각한다면 아주 큰 착각이란 걸 곧 알게 되겠지.(p157)


카이사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그가 도입한 변화들이 훌륭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를 따르는 자들이 그 훌륭함에 충분히 감화되어 이 변화들을 지속해나가리라고 믿는 것뿐이었다. (p204)


카이사르 살해 모임에 속한 회원 수는 이제 스물한 명이다. 가이우스 트레보니우스, 데키무스 브루투스, 스타이우스 무르쿠스, 틸리우스 킴베르, 미누키우스 바실루스, 데키무스 투룰리우스, 퀸투스 리가리우스, 안티스티우스 라베오, 세르빌리우스 카스카 형제, 카이킬리루스 형제, 포필리우스 루가, 오티킬리우스 나소, 카이센니우스 렌토, 카시우스 파르멘시스, 스푸리우스 마일리우스, 마지막으로 세르비우스 술피키우스 갈바, 스푸리우스 마일리우스는 카이사르를 싫어하는 감정과 별개로,어쩌면 논리적이랄 수도 있겠으나 실은 자못 괴이한 이유로 모임에 가입했다. (p240)


카이사르는 격렬하게 싸우면서도 비명을 지르거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탁자가 쓰러지고 두루마리가 사방에 쏟아졌으며 상아 대좌가 구르고 핏방울이 튀었다. 이제야 그들을 발견한 꼭대기 단의 원로원 의원들이 겁내며 비명을 질렀지만 카이사르를 구하러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p323) 


옥타비아누스는 닭다리를 게걸스레 뜯어먹으면 편지를 내려놓았다. 세상의 모든 신들께 감사하게도 드디어 천식 증세가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는 이상한 힘이 솟는 것을 느꼈다.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p400)


키케로는 이것이 악몽이라고 생각했다. 10월과 11월 동안 너무 많은 일이 벌어져 그의 머리가 핑핑 돌 지경이었다. 옥타비아누스는 참으로 놀라웠다! 고작 그 나이에, 아무 경험도 없는 주제에 그는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를 상대로 전쟁을 벌일 작정이었다! 로마는 다가오는 전쟁, 2개 군단을 이끌고 로마로 진군중인 안토니우스와 별다른 목적도 없이 캄파니아 북부를 어슬렁대는 옥타비아누스의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은 1개 군단에 관한 소문으로 어수선했다. (p501)


생각보다 일찍 그가 죽었다. 로마의 상징이 되어버린 독재관 카이사르,그의 우일한 정적이었던 폼페이우스를 물리치고 로마의 일인자가 된 카이사르는 자신의 존재감을 독재관이 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누리고 있었다.인기에 영합하였고, 수많은 로마의 여성들 사이에 둘러쌓여 있었던 카이사르의 매력은 질투가 나지만,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 운명적인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되었고, 그 중심엔 세르빌리우스의 아들 브루투스가 있었다. 카이사르는 브루투스의 내면을 읽었을까, 아니면 읽었다 하더라도 무시해 버렸던 걸까, 결국 카이사르는 그 무시한 것 하나로 인해서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말았다. 카이사르라는 한 마리의 거대한 사자를 없애기 위해서 21마리의 양들이 모이기 시작하였다. 위대한 집정관이었으면서, 누구도 카이사르에게 맞설 수 없었던 그 로마의 시대에 그가 독재관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건 한가지 명분을 가지고 있었던 거다. 그가 가지고 있었던 인기는 수많은 로마인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고, 위엄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독이었다. 그의 주변에는 수많은 원로원이 있었고, 전직 집정관이 있었다. 카이사르는 그들에게 눈에 가시였던 거다. 살아가면서 마주해야 하는 수많은 가시밭길들을 카이사르는 한 순간에 놓쳐 버렸다. 이집트의 여왕이었던 클레오파트라의 남자였던 카이사르는 그의 씨앗을 남기고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카이사르를 죽인 동조자들은 카이사르의 죽음 그 이후의 후환을 예상하지 못했다. 카이사르가 간직하고 있었던 인기가 카이사르에게 마그누스의 호칭을 뛰어넘는 또다른 존재감을 부여하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카이사르의 죽임의 원인이 되었던 이들의 암울한 미래를 예상할 수 있게 된다.


카이사르의 죽음 이후, 누군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브루투스도 아니었고 안토니우스였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카이사르가 만일을 위해 대비해 놓은 유언장이 공개되면서 안토니우스는 자신의 생각이 짧앗음을 깨닫게 된다. 그의 유언장에는 안토니우스가 아닌 병치례로 짧은 수명을 살아갈거라 예상했던 옥타비아누스였고, 그로 인하여 로마는 다시 요동치게 된다. 카이사르의 죽음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는 이들과 로마 사회의 현주소를 짚어나갈 수 있는 한권의 소설, 그것은 코린 매컬로의 마스터즈 로마 시리즈 여섯번째 <시월의 말> 두번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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