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 하 - 발췌본 제2차 세계대전
윈스턴 처칠 지음, 차병직 옮김 / 까치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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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참전함으로써 독일이 영국 공습에서 눈을 돌리게 되어 침공의 위협을 감소시킨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지중해 문제에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 반면에, 엄청난 희생과 소모를 감당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당시 우리는 겨우 장비를 제대로 갖추기 시작할 때였다. (p688)


오킨렌의 임무는 먼저 적군의 기갑부대를 무너뜨리면서 키레나이카를 탈환하는 것이었고, 그것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그 다음에는 트리폴리타니아를 점령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목적으로 앨런 커닝엄에게 새로 명명된 제8군의 지휘를 맡겼다. (p724)


싱가포르 시내의 상황은 혼돈의 도가니였다. 민간 노동시장은 궤멸되었고, 수도 공급의 실패로 단수는 임박했으며, 창고를 이미 적군이 점령함으로써 군대에 보급할 식량과 탄약의 재고량이 심각한 상태로 줄어들었다. 그때 이미 조직적인 파괴 계획이 수행되기 시작했다. (p785)


의회의 상황은 신속한 설명을 요구하는 분위기였다. 싱가포르 함락에 따라 이미 한 차례 투표한 후였기 때문에, 하원에서 또 신임 투표를 요구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따라서 6월 25일, 불만을 가진 의원들이 불신임 투표 동의안을 발의한 것은 오히려 매우 편한 방식이었다. (p847)


날씨는 쾌청했고, 바람은 순방향이었으며, 나는 모스크바로 빨리 가야 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쿠이비셰프 [볼가 강변의 항구 도시/역주] 의 한쪽 모퉁이를 가로질러 바로 수도로 향하는 여정이 준비되었다. 성대한 연회와 진짜 러시아식 환대가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p891)


나는 지금 생각나는 대로 적고 있는데, 당시 가장 강렬했던 기억은 수백만명의 남녀가 처형되거나 유배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비극을 알지 못하는 세대가 틀림없이 올 것이며, 먹을 것은 확실히 늘어나고 스탈린의 이름은 칭송의 대상이 될 터이다. 나는 "정의를 해치지 않고 개혁하지 않을 수 없다면, 나는 개혁을 포기하겠다"고 한 에드먼드 버크의 말을 반복하지는 않겠다. (p913)


역사에 대해 공부하는 이유는 과거의 역사속에서 과오를 찾아내 그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거다. 그것이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결정적인 이유이며, 역사 속의 주요 사건들의 흐름을 되짚어 나가고 있다. 반면에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 특히 역사 속 전쟁을 들여다 보는 이유는 단순하다. 나의 과거의 사람들이 죽음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전쟁의 굼심부에 있었던 지도자는 살기 위한 전략을 만들어 나가는데 반해 민간인과 군인들은 예기치 않은 이유로 죽게 된다. 내 가족이 죽을 수 있고, 내 주변 사람들이 죽게 되면, 살아남은 사람은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게 된다. 처칠의 제2차 세계대전에 기존의 역사서와 차별화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정사와 야사가 섞여있으며, 후대 사람들이 역사를 들여다 보는게 아니라 그 역사의 주연이 자신의 역사를 기록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처칠의 회고록이라 부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전쟁에 있어서 각각의 전략들을 들여다 보고, 그 안에서 전쟁은 어떤 대형으로 만들어지는지, 전쟁의 소용돌이 안에서 살아남는자와 죽음을 마주하는 자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눈부신 전략들을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전쟁은 우리의 운명을 갈라놓을 수 있고,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게 되는지, 독일의 기갑부대와 히틀러가 자행하는 전쟁이 형태는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유럽 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역에 전쟁의 부분 부분들을 하나 하나 짚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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