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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 - 진보 VS 보수 향후 30년의 조건 ㅣ 새사연 지식숲 시리즈 3
박세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8년 6월
평점 :
'보수'
새로운 정체성은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은 이후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등으로 당명을 바꾸었지만 보수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은 큰 혼란 없이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었다. 정체성이 확립됨으로써 김영삼의 정치적 성공 이후 보수세력은 별다른 이탈과 분열 없이 정치적 통일을 확보할 수 있었다. 새로운 정체성은 외연 확장에도 기여했다. 정치적 반대자들은 보수 세력을 친일과 독재, 정경유착의 혼합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정작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그로 인한 갈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p20)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를 확보함으로싸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신자유주의를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바로 작용과 반작용의 물리 법칙에 의존한 결과였다. 자신이 부정했던 흐름과 반대로 가면 정답일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p94)
촛불 시민혁명은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세상을 수평하게 바꾸라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참여했던 시민들 개개인은 비교적 소박한 바람과 믿음을 갖고 있었다. 촛불혁명 승리로 자신이 원하는 정부가 들어서기만 하면 경제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 믿었다. (p182)
다만 놓치지 말아야 사실은 중국 모델은 그 어느 나라도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오직 중국에서만 작동 가능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인구 13억 명이 넘는 대륙 국가로 거대한 잠재력과 풍부한 흡입력을 자랑한다. 중국공산당은 그 어떤 세력도 대체 불가능한 절대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모델을 차용하고 있거나 희망하는 나라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중국 모델은 일반화가 불가능하다. 중국 모델이 인류의 미래가 되기 어려운 이유이다. (p305)
2018년 6월에 이 책을 읽고 다시 펼쳐들었다. 1년 가까이 지난 현재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차가 되었고, 앞으로 어떤 횡보를 거쳐갈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책은 바로 우리의 과거의 역사를 들여다 보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가 만나야 할 역사를 정치와 사회적인 관점에서 들여다 보고 있다. 특히 정치에 있어서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구조가 정치와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서 정치인들은 그들의 입맞에 맞는 유권자들을 찾아다네게 되고, 그들은 독특한 프레임을 형성하게 된다.
먼저 책에는 불편한 이야기가 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보수는 김영삼 전 댜통령의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보수의 원조이며, 그것이 지금의 보수 프레임의 기본 틀을 만들어왔다. 이런 이야기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보수의 시작은 이승만 대통령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1990년 3당 합당을 꾀하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권력을 창출하기 위해서 보수 혁신을 꾀하였지만, 현실은 그의 생각에서 벗어났다. 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은 김영삼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하게 되었고,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이 되었다. 진보 10년동안 우리는 그 진보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고스란히 누리지 못하고, 보수 정치인에게 권력을 빼앗겨 버렸으며, 최근 두 명의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탐하다가 영어의 몸이 되었다. 결국 우리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으로 촛불 정신을 통해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 할 권리를 되찾게 된다.
저자는 보수의 특징은 엘리트 정치라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진보는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진보는 시민 정치에 가깝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보의 특색은 시민정치가 아닌 보수와 흡사한 엘리트 정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것은 국민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진보층이 결집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보수에서 진보가 바뀐 이후, 보수층은 다시 재집권을 하지 못할 거라고 저자는 예측하고 있다. 그 원인은 지금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생테계 때문이다. 과거 보수가 지향했던 프레임이 진보층의 결집을 막으려 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이유가 저자의 예측에 맞아 떨어지고 있는 거만 보더라도 그렇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치를 지속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엘리트 정치에서 벗어나 시민이 주도하는 정치를 펼쳐 나가야 한다.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청치의 틀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우리가 꿈꾸는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서 한 번 더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