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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선택한 의사 : 더 피지션 2
노아 고든 지음, 김소영 옮김 / 해나무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신이 선택한 의사 2그녀의 머리카락은 흑색이었다. 역시 기름을 발라 뒤로 넘겨져 있었다. 시바 여왕이 클레오파트라와 같은 용모를 상상했던 그는 떨리는 입술의 신비스러운 젊은 여자를 보고는 놀랐다. 그녀는 불안한 듯이 분홍색 혀끝으로 입술을 핥았다. (p123)
가끔 알 주자니는 롭이 일을 하고 있을 때 그가 세척하고 있는 도구의 이름과 용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롭이 이발 외과의로 일할 때보다 도구의 종류가 훨씬 많았다. 특별한 용도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수술용 도구들이었다. (p218)
거세 수술에 사용되는 기술은 기본적인 것들이었다. 왼손에 절단할 대상을 잡는다. 오른손에는 날카로운 면도날을 쥐고 그 붕위를 단칼에 베어낸다. 빠른 속도로 자르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리고 피가 흐르는 잘린 부위에 즉시 따뜻한 재로 만든 찜질약을 붙이고 나면 환자는 영원히 남자 구실을 할 수 없게 된다,(p236)
롭은 스물네번째 생일을 맞기 전에 하킴이 되었다. 기쁨은 몇주간이나 지속되었다. 롭은 미르딘이 의사로서의 새로운 상승을 축하하기 위해 마이단에 가자고 제의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p254)
늦은 밤, 드디어 전투가 끝났다. 페르시아 군인들은 부상당한 모든 적군을 검으로 죽였다. 그 후 약탈과 강간이 시작되었다. 그들은 죽었거나 혹은 죽어가는 것이 분명한 사람들은 그대로 놓아두고 아직 살릴 수 있어 보이는 페르시아 부상자들을 찾아냈다. (p291)
상처는 치명적이었다. 뼈 바로 위까지 잘려 있었다. 롭은 마리스탄의 시체 안치소에서 행했던 해부를 통해 손목의 동맥이 뼈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남자가 머리카락 굵기 만큼만 더 깊이 잘랐어도 취기에 원했던 죽음을 맛보았을 것이다. (p484)
롭은 영국 런던에서 고아가 되었다. 부모의 죽음과 두 동생을 거느리기 위해서 이발 외과의가 되었던 롭은 스스로 외과의사로서 런던의 최하층 사람들의 아픔을 치료하게 된다. 11세기 롭이 살았던 시기에 의사는 세 부류였다. 내과의사, 외과의사 그리고 이발 외과의였다. 물론 내과의사가 최고의 대접을 받았으며, 이발 외과의는 최하의 대접을 받았던 시기였다. 롭은 자신이 7년도안 수련의로서 치유하는 일을 도맡아 하게 되었고, 이제 페르시아로 자신의 길을 떠나게 된다. 의사로서 외과의에 만족하지 않았고, 새론운 길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콘스탄티노플을 지나 이란의 바그다드까지 가는 긴 여정길, 그 긴 여정길에서 자신의 신이 선택한 아이로 거듭나기 위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하게 된다.유럽에는 없는 중동에만 있는 지식의 향연,의사로서 '하킴'이라는 명칭은 영애로운 자리였다. 롭은 24살이 되어서야 그 위치에 오르게 되었으며, 롭이 거쳐온 삶의 궤적을 느낄 수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했다. 이슬람에서 살아가려면 이슬람 법에 따르는게 그 시대의 정서였다.롭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페르시아 언어를 습득하였고, 페르시아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시체를 해부하고, 외과의로서 거듭나기 위한 그의 노력들, 이슬람 율법 613개를 직접 외운 것은 그의 노력의 결과였다. 롭이 살았던 중세 시대에 혹사병이 창궐하였고, 롭은 왕실의 주치의로서 혹사병의 원인을 찾아가기 위해 의사로서 새로운 길을 걸어가게 된다. 내과의사이면서, 유럽에서 배웠던 외과 수술을 접목하여, 롭은 점점 더 자신의 존재가치를 이슬람 세계에 널리 알리게 된다. 그리고 롭은 비로서 이슬람 땅을 벗어나 유럽 런던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각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중세시대의 의료기술의 정도를 느낄 수 있으며, 때로는 잔인하지만, 그 시대의 이료 행위를 엿볼 수 있다. 의사이지만 철학 파트에 속해 있었고, 롭은 9살부터 집안의 가장이 되어서 생존을 위한 길을 모색해야 한다. 죽음을 무릅쓰고, 거세하는 일을 도맡아 하였고, 자신에게 적합한 수술도구를 만들어 나갔다. 혹사병을 퇴치하기 위한 노력들, 전쟁에서 부상병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롭의 의료술은 점점 더 빛을 발하게 된다. 그리고 롭은 비로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 고향에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