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나 - 나도 모르는 나의 존재에 대하여
와시다 기요카즈 지음, 김소연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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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런 질문은 보통 내게 고유한 것, 즉 타인에게는 없고 나에게만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이렇게 묻고 자신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탐색한다. (p16)


자신이 무척이나 불안정하다고 느낄 때, 혹은 자신의 존재가 무척이나 희박해졌다고 느낄 때, 혹은 그렇다는 사실을 스스로 느끼지 못할 때 사람은 자신에게 하나의 '규칙적인' 행태를 요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규칙적인 것'은 환상이다. 학교든 회사든 규칙적인 것이 없다고 해서 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p42)


개인의 아이덴티티는 랭의 말처럼 각자가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이런 점에서 ,즉 이것이 하나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아이덴티티에는 어디까지나 자의성이 따른다. 같은 인생, 같은 행위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p90)


내가 '나'이기 위해서, 나는 타자의 세계 속에 하나의 확실한 장소를 차지하고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랭에 따르면 이 남자아이는 지금 바로 타자의 타자로서의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타자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엄마와의 이런 관계 속에서 그는 자신을 의식할 때마다, 혹은 자신이 어떤 감정에 사로잡힐 때마다 그것을 위조된 자신, 가짜 감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다. (p112)


나의 누구는 아마 거기에만 있을 것이다. 그건 분명하다. 현존하는 타자, 게다가 나를 나로 인정하는 타자가 이 세상에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예를 들어 내가 읽은 작가가 있고, 혹은 교회에서 배운 신이 있고, 혹은 먼저 세상을 떠난 자녀, 죽은 반려동물이 그런 타자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p151)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해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이 물음 속으로 끌려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분명하다. (p167)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나'라는 존재를 인식한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거울 하나가 잇으면, 인간은 그 거울을 통해 나를 인식하고 있다. 반면 동물은 거울을 보면, 그 거울 속 또다른 누구에 대해서 나 자신이 아닌, 또다른 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런 차이는 인간이 고등동물이라 말하는 또다른 이유이며, 인간은 그로 인하여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자신에 대해서 정의 내리고 질문하고, 답을 찾아나가는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대체로 정답 그 자체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정답을 찾는 과정이다.이 질문을 하는 이유를 찾아보고, 그 안에 나의 감정들을 읽어나가게 된다. 나의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보게 되고, 나의 현재가 불안할 때, 나의 존재를 물어보게 되고, 나를 탐구하게 된다. 내가 소속된 어떤 그룹이나 조직 내에서 나의 존재가 미미할 때, 스스로 '나는 누구인가?;'를 통해서 나 자신을 바라 보려한다. 즉 그 과정을 통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모색하게 되고, 나에 대한 스토리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게 되는 거다. 나의 스펙을 만들고, 배움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나'자신에 대한 또다른 인식 발현이며, 스스로 자신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시간과 공간을 창출하려는 이유는,'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인식이었고, 그 인식에 대한 답을 찾아가기 위한 노력의 연장선이다.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해서 나 스스로 그동안 정의에 대해서만 집중해 왔었다. 그런데 그 질문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더 관심 가지게 되었다. 질문을 하게 된 동기부여는 어디서 시작되었고, 나는 왜 그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인가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나라는 존재가 사라진다는 건 불안을 느끼는 순간이며, 그 불안은 나의 생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런 순간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 세상의 변화에 대해서 나 스스로 적응하고,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서, 나에 대한 질문을 슬며시 던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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