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봉태규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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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이 내뿜는 사람다움이 처음엔 당황스러웟다. 무턱대고 시비를 거는 것 같기도 하고 가끔은 성격이 너무 고약해 '이건 누구라도 손 쓸 수 없겠는 걸.' 하고 혀를 끌끌 찼던 적도 여러번이다. 그러 녀석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 한참을 고민해도 떡히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저 기다려주고 들어주는 수밖에 .(p20)


딸을 처음 안아본 엄마, 원지도 아들을 처음 안을 때와는 아주 달랐다. 훨씬 여유가 있어 보였는데 무엇보다 용감해 보였다. 왜 그렇게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딸을 안은 원지는 확실히 용감해 보였다. 나중에 원지에게 아이 둘이 생기고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더이상 무서울 게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p68)


프러포즈를 했다. 두 번째 만남에서, 상대가 날 미친놈이라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었다. 거짓말을 할 수는 없으니,어떻게 두 번째 만남에서 그럴 수 있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그저 연애만 하기 싫었고 그 사람과 꼭 결혼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p111)


12월 1일 시하의 생일 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케이크의 촛불을 끄기 위해 우리 가족 네 명의 숫자대로 초를 네개 꽂는다. 하나, 둘 , 셋, 후! 하고 시하가 힘차게 초를 끈다. 앞으로 시하와 본비의 생일날 .그러니까 12월 1일과 5월 21일에는 꼭 원지에게 꽃을 선물해야겠다. (p126)


봉태규,이름만큼이나 개성이 뚜렷한 그런 연예인이었다. 그의 캐릭터는 얼굴만큼이나 독특하였고, 영화나 드라마, 시트콤을 넘나들면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 내고 있었다. 하지만 봉태규에게 연말에 주어지는 상복은 그닥 많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 2000년 영화로 데뷔를 하였고, 어느덧 20년 가까이 방송과 가까이 하게 된 그에게는 생계형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일이 없으면, 다른 일을 시작해야 하는 평범한 연기자였던 기억들이 나에게 현존한다. 하지만 나이가 먹어가면서 느끼게 되는 건, 인기 있는 연예인보다는 나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면서 꾸준히 한 분야에 몰입하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그러한 연예인에게 관심 가지게 되고, 존경하게 된다. 봉태규란 바로 그런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이제 어느덧 봉태규는 아빠가 되었다.직업이 사진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었던 하시시박과 봉태규,봉태규는 두번만에 하시시박에게 용기를 내어서 프러포즈를 하게 되었고, 두 사람은 연애가 아닌 결혼을 약속한 만남이 이어지게 된다. 한 남자의  따스한 용기가 한 여자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렇게 두사람은 평생의 반려자로서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가게 된다. 첫째 시하와 둘째 본비, 남매 아이와 함께 하면서, 봉태규는 스스로 아빠로서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육아에 관심 가지게 되었고, 사회에 각별히 관심 가지게 되었다. 아내에게 더 잘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게 된 것은 두 아이와 함께 살아가면서부터였다. 특히 아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묻어나 있었으며, 두 아이를 낳아준 아내 하시시박에 대한 꿀같은 사랑이 느껴졌다. 때로는 무뚝뚝하고 표현이 서툴지만, 진심어린 마음으로 한 여자를 사랑할 줄 아는 그 남자의 따스한 마음과 온기가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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