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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생명의 지배자 - 누가 당신을 지배하여 왔는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9년 4월
평점 :
대부분의 인간은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죽음에 대해서는 종교적 의미로 다가서려는 모순적인 태도를 취한다. 프로이트는 충동적인 쾌락 중심의 삶을 무의식을 통해 제한적으로 분석하다가 쾌락의 원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죽음의 충동까지 나아갔다. 그는 죽음을 삶보다 더 근원적인 역동성을 지닌 무의식의 주체로 보았다. (p74)
라깡은 망각의 역사 속에서 소외와 결여를 갖는 자아의 사유체계는 무의식을 반복적으로 억압시켜왔고, 그것이 더 강력한 충동성을 지니면서 자아를 지배한다고 한다. 그 결과 자아는 무기력한 상실감에 빠져들거나 '묻지만 범죄'같은 비극적인 사건들을 일으키기도 한다. (p107)
인간은 순간순간 어떤 상황에 내던져진 존재다. 그 상활 속에 내던져진 존재는 주체를 욕망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의미를 언어의 구조 속에서 표현한다. 수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존재는 늘 타자를 향해 의미를 욕망하려고 하지만 결국은 자신을 향한 고백이다. 그러므로 주체의 고백은 진실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 진실이야말로 가장 윤리적인 생며의 구조라고 한다. (p189)
생명의 본질은 우연히 선택한 결과의 질서이면서 무질서하고 불완전한 표상체계이므로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의 무의식에는 오랜 세월에 걸쳐 축적된 오류가 가장 많기에 불안과 우울은 클 수 밖에 없다. 언어는 이러한 불안감을 완화시키기 위해 생겨났다. 감정을 표현하고 동의를 끌어낼 수 있는 상징적인 언어를 갖게 되면서 인간의 사유체계는 폭발적으로 확장되었다. (p254)
인간의 무의식은 의식의 반대되는 개념이다. 빙산의 수면 위가 의식에 해당한다면, 무의식은 수면 밑에 잠겨져 있는 거대한 빙벽 얼음에 해당된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끊임없이 자신을 탐구하고자 하기 때문에 인간 스스로 자신의 무의식 세계로 자처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 책에는 인간의 무의식 세계 너머의 삶을 들여다 보고 있으며, 우리의 삶의 다양한 군상들을 분석해 나가고 있다.
인간에게 자유란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다. 과거에는 자유가 현재하지 않은 사회였으며, 소수의 권력자들이 누리고 있었다. 힘으로 약자를 억눌러왔던 그 시대의 권력자들은 인간의 무의식 세계를 암묵적으로 통제해 왔다. 어쩌면 프로이트가 없었기 때문에 원인도 모른채 그들에게 주어진 삶의 등불은 이유도 없이 사그라 지게 된 거다. 이 책에는 인간의 무의식이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고 있으며, 인간의 병을 근본적인 치유책을 찾고자 한다면 인간의 무의식 세계를 들여다 보아야만 비로소 답을 얻게 된다.
라깡과 프로이트가 추구하는 무의식에 대한 연구가 이 책에서 주를 이루고 있다. 라까이 추구했던 무의식 이론과 프로이트가 추구했던 무의식 이론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프로이트가 인간의 개인적인 정신적인 문제들을 고찰했다면, 라깡은 인간의 무의식을 사회 현상과 결부짓고 있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서 기인하고 있는지, 인간의 무의식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라깡은 자신의 생을 다바쳐 인간의 무의식에 대해서 답을 찾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