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女日記 (單行本)
미나토 가나에 지음 / 幻冬舍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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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그럴 리가요. 커피는 산에서도 신경쓰긴 하지만, 간식은 항상 초코볼 정도죠. 이번에는 미쓰코 씨 입에 맞을 만한 것으로 골라봤어요. 제가 억지로 권했으니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드려야지 하고요."(p59)


차는 와이퍼를 최고 속도로 움직이면서 해안을 따라 달린다. 리시리 섬은 둘레 63.3키로미터로 ,리시리 산 가장자이가 고스란히 바다에 잠긴 듯한 화산섬이다. 이런 날씨에 이런 시간부터 활동하는 생명체는 우리랑 괭이갈메기 정도다. (p155)


"'여자들의 등산 일기'라는 산 좋아하는 여자들이 모이는 사이트가 있는데, 거기서 화제거든. 수제라서 지금은 주문해도 반년에서 일 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적혀 있던데 네가 가지고 있다니, 내가 더 놀랐어." (p176)


발밑이 무너지는 감각, 그야말로 중요 포인트다. 언니는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하지만 이 길, 양쪽으로 눈을 도리면 도처에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돌아보니 거센 바람이 흰 가스를 날려 보내서 꽤 아래쪽 사면까지 내려다보았다. p185)


관심 없는 사람이 보기에는 등산이나 트래키이나 매한가지일지 모르지만, 똑같이 산길을 걷는다고 해도 트래킹은 산의 정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씩씩하게 비탈길을 올라가야만 하는 곳도 등산에 비하면 적고, 코스 전체가 걷기 쉽게 되어 있다. (p311)


나는 산을 좋아하는 것도,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소백산이 있고, 직접 산능성을 따라 등산을 해본적도 있고 산등성이 등산코스를 따라 달려본 적도 있다. 취미가 마라톤이다 보니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 등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제천 금수산 산악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25km를 달리다가 주로를 이탈한 적도 있고, 산위에 줄을 매달고 올라간 기억도 있으니, 산에 얽힌 추억이 많다 할 수 있지만, 진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새발의 피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의 주제가 등산이고, 여자와 등산의 묘한 연결관계를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약간 관심 가지고 읽어가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 페북에 올라온 글 하나를 보게 되었다. 지역 기자님께서 여성들만의 소백산 등산루트와 하산 한 이후 가까운 곳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페친 사람들이 그 기자님에게 자세히 알려 주었고, 정상에 올라간 모자를 눌러쓴 아리따운 세 여자의 모습이 보였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여자들끼리 등산을 한다는 것은 흔하지 않고, 여자들은 등산을 즐기는 경우는 특별한 이유 없이는 거의 없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여자들끼리의 등산이야기가 조금 특별하게 다가왔다,


등산을 모르는 사람들은 트레킹과 등산을 이해할 수 있을까, 소설에서 이 대목에 흥미롭게 다가왔던 건 대한민국에서 제주도 올레길을 계기로 하여 전국 산에 트레킹 코스가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걷기 문화가 정착되면서, 여럿이 트레킹을 즐기는 사란들이 늘어나고 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트레킹도 즐기고, 서로 함께 소통을 할 수 있으니, 적절한 트레킹 코스 하나 거치게 되면, 등산한 것과 크게 진배 없는 그런 것이다.소설 속 주인공들은 각기 새로운 코스를 찾아서 트레킹을 시작하게 된다.


책 제목 <여자들의 등산일기>는 사이트 이름이기도 하고, 이 책의 주제였다. 한국에 100대 명산이 있는 것처럼, 일본에도 일본의 100대 명산이 있었다. 그들은 <여자들의 등산일기>를 통해서 각 지역의 등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후기도 공유할 것이다. 100대 명산을 일일이 찾아 다니는 여성들도 있을 것 같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과 후기는 새로운 자극제가 된다. 누군가 등산을 하고, 예쁜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또다른 사람들은 거기에 자극받고 자신도 그곳에 갈려는 욕심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정서이다. 소설은 바로 그런 부분을 정확하게 집어내고 있으며, 산과 등산의 묘미에 대해서 깊이 들여다 보게 된다.


등산을 하려면 장비가 있어야 한다. 산의 코스에 따라서, 자신의 등산 실력에 따라 장비가 달라진다. 나의 경우 겨울철 등산을 한답시고 올라갔다가 저체온으로 급히 하산한 적이 있다. 등산은 내 의지에 따라서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며, 장비와 등산 루트에 대해 정확하게 숙지했다 하여도, 산의 특징이나 날씨에 따라 변수가 크다는 점, 그것을 이 소설을 통해 알 수 있다. 때로는 같은 산이라도, 초보자 코스를 선택할 수 있고, 어떤 이는 고급 코스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데, 등산을 하다보면 항상 마주하는 곳이 깔딱 고개이다.그 깔딱 고개를 넘어서게 되면, 비로서 거의 저상에 다다를 수 잇는 체력을 비축하게 되고,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


미나토 가나에의 <여자들의 등산일기>를 읽고 나니 호기심이 생겼다. 이 소설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스토리가 만들어질것인가 궁금해졌다. 등산은 아무나 할 수 없지만, 신체적인 장애가 없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어른보다 더 산을 능숙하게 타는 아이들도 보았고, 여성들이 능숙하게 산을 타는 경우도 보았다. 계절에 따라서 산의 특징도 달라지게 되고, 때로는 높은 절벽을 활용해 빙벽을 타는 경우도 더러 있다. 남한의 최대 높은 산 한라산도 2000m가 넘지 않은 현실을 보자면 살아있는 화산 사화산이 있는 일본의 3000m 급 높은 산을 타는 소설 속 주인공이 사뭇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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