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그레이 -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어른을 위한 안티에이징 라이프 플랜
지성언 지음 / 라온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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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은 서든데스 경기방식을 따른다. 연장전에 들어가 어느 한 팀이 먼저 골을 넣는 순간 경기가 끝난다. 진 팀에게는 단 1초의 시간도, 기회도 더 이상 주어지지 않는다. (p49)


회장님 일행이 곧 호텔에 도착한다는 소식을 워키토키로 연락받고 호텔 로비 한쪽에 눈에 띄지 않게 서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나타나야 할 회장님 일행은 안 나타나고 회장님 사모님이 먼저 로비로 걸어 들어오셨다.게다가 그 옆에는 어디서 많이 본 사람 하나가 사모님 팔짱을 끼고 따라 들어왔다. 다름 아닌 나의 아내였다. 순간 아내와 눈이 마주쳤다. 바로 고개를 돌렸다. 못 본 체 하기 위해서였다. 왠지 내가 초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알 듯 모를 듯한 묘한 미소를 지으며 사모님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 룸으로 올라갔다. 나는 이런 모습을 아내에게 들킨 게 창피했다. 이래봬도 집에서는 태산 같은 존재감의 남편이자 당당한 아버지 아니던가. 갑자기 주재원인 내가 왜 이런 경비원 같은 모습으로 여기 서 있나 하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아내는 그날 회장님과 같이 오신 사모님의 개인 가이드를 맡은터였다. 회장단 일정과 별도로 사모님이 다른 곳을 다녀오시게 되었던 것이다. 사모님께서 너무 소탈하시고 격의 없이 대해주셔서 어느새 마치 엄마와 딸 같은 친밀한 모습으로 걸어 들어왔을 뿐이었다. 그날 밤 아내는 상처받은 나를 토닥토닥 안아주며 위로해주었다. 그렇지만 그날부터 일명 워키토키 사건은 아내가 나를 놀릴 때마다 꺼내는 단골 메뉴가 되었다. (p127)


평소 패션 일을 할 때 특히 시장 조사나 백화점을 돌아볼 때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일과 동시에 걷기 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조금 빠른 속보로 걷기를 즐겼다. 빠른 걸ㄹ음으로 걷다 보면 같이 따라오는 직원들은 거의 초죽음이 되었다. 땀을 뻘떨 흘리며 사실은 운동 중인 나를 따라오기 바빳다. 그러면서 속으로 우리 법인장님 정말 일벌레라고 혀를 내둘렀을지 모른다. (p243)


이 책을 쓴 지성언씨는 LG 상사에 입사해 LG 패션에서 퇴사하였으며, 31년 6개월간 LG에 몸담았다. 타이페이 주재원, LG상사 베이징지사 지사원, 광저우 지사장, LG 패션 상하이 법인장까지, 중국 전역에서 장소를 옮겨가면서 중국 전문가로서 무역업에 종사하게 된다. 나름 중국과의 무역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얻었던 삶와 일에 대한 가치와 철학이 이 책에 묻어나 있으며, 자신이 그동안 할아온 삶의 궤적들이 하나둘 보여졌다.


그는 현역에서 깔끔하게 물러났다. 30여년간 한 회사에서 일하면서, 중국의 상하이에서 패션업계에 있으면서 자신을 탈바꿈 시켜왔다. 60이 되면서, 자신의 몸을 단련해 왔으며, 옷을 바꿔가면서, 패션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는 걸 부각시키게 된다. 나름 중국에서 일하면서, 금수저로서 성공적인 삶,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렇게 그의 삶은 제1막이 끝났으며, 새로운 2막이 열리게 된다. 1982년 생 김승우의 제안으로 스타트업 창업을 시작하게 된 저자는 30년간 중국에서 무역업을 하면서 얻게 된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기업 차이나다를 시작하게 된다. 두 사람이 공동대표로 있는 차이나다는 중국어 교육 전문 센터이며, 서로 같은 뜻을 품고 있었다.스스로 자신의 나이를 내려 놓았고, 권위를 내려놓음으로서 서로  뜻을 합칠 수 있었으며, 동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주변 사람들이 6개월이 지나지 않아 망할 거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스타트업 기업으로 성장하였으며, 차이나탄 캠프 강남 1호점,2호점을 낼 수 있게 되었다. 중국어 교육 스타트업으로서 기존의 학원과 다른 수업방식을 지향하였고, 배운다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였다. 이처럼 인생 제 1막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 2막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된 그의 노력과 열정은 이 책에 온전히 기록되어 있으며, 스스로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한 힘찬 발걸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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