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ma Tandoori (Paperback)
Ernest van der Kwast / Scribe Us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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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먼 과거는 어둠의 장막이다. 나는 그에 대해서 아는게 별로 없다. 수치심의 자물쇠가 어머니 입을 꼭꼭 걸어 잠가버렸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거지나 다름없었던 생활, 그러니까 아주 까마득한 오래전의 삶에 대한 악몽 때문에 아직도 한밤중에 잠을 깨곤 한다. 비명 소리 끝에 입을 벌린 채 깨어난 어머니는 심야의 어둠으로 위안을 삼는다. 어머니의 기억 속 깜깜한 절벽보다는 몇 백 배 더 밝으니까. (p20)


동굴 안에서는 사람들이 동굴 벽면을 매만졌다. 손가락으로 쓰다듬고 입맞춤을 했다. 병든 할머니의 사진을, 또는 보육기 안에 든 미숙아의 사진을 벽면에 대고 비비는 순례자들도 있었다. 어머니 눈에는 다시 눈물이 맺혔다. 넘실대는 바다, 비애의 파도, 여행지갑에서 보호자 통행증을 끄집어내서 동굴의 회색 바위에 대고 눌렀다. 아주 가냘픈 소리로 기도문을 읊고 성가를 불렀다. 다락의 기도방에서 하는 식으로.그때 형이 휠체어에서 일어섰다. 궁금하기도 하고 자기도 벽면을 한번 만져보고 싶었다. 주위에서 갑자기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늘어선 줄을 타고 탄성이 넘쳤다. 어떤 일본인 부인은 그만 기절을 해버렸다. 후끈하고 열이 오른 어머니가 형에게 어서 가 앉으라고 손짓발짓을 했다. 힌디어로 욕지거리를 지껄이며 어머니는 성스러운 동굴에서 밀고 나왔다. (p96)


에른스트 환 데르 크봐스트의 소설 <마마 탄두리>의 주인공은 마마 탄두리이다.네덜란드인 크봐스트 가문의 의사 남편과 결혼한 인도인 마마 탄두리는 세 아들을 둔 엄마였다. 첫째 아들 아쉬르바트와 둘째 요한 그리고 막내 에른스트 클로흐 아랜트 환 데르 크봐스트까지 세 식구를 거느리면서 남편이 의사로 일하는 동안 집안 일은 온전히 엄마인 마마 탄두리 몫이었다. 


소설 속에서 마마 탄두리는 억척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밀방망이를 끼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밀방망이를 무기로 삼아 버린다. 언제 어디서나 밀방망이를 던질 기세이다, 그것은 탄두리가 보여주는 세상에 대한 저항이며, 그 원인은 첫째인 아쉬르바트 때문이다. 지적 장애를 간직하고 태어난 아쉬르바트는 20년 동안 엄마 품에서 성장해왔으며, 지적 수준은 어린아이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것은 마마 탄두리의 삶의 굴레였으며, 또다른 주홍글씨였다. 마마 탄두리의 눈에 애틋한 첫째인 아쉬르바트가 정상이라고 생각한 것은 자신의 생각이 아닌 ,주변 사람들이 아쉬르바트를 정상인으로 바라봐주길 원하는 엄마의 깊은 비애가 아닐까 싶다. 다락방에서 아들을 위해서 기도를 하고, 간절하면 소원 하나를 빌어준다는 동굴에 가게 된 것도 이런 이유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결정적일 때 돌발적인 행동을 하는 첫째 형으로 인하여 상황은 뒤바뀌게 된다.


소설 은 세째인 에른스트의 시점에서 마마 탄두리의 삶을 관찰하고 있으며, 전체 스토리를 구성해 나가고 있다. 매 순간 발작을 하고 있으며,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소리 지르는게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불안한 현실, 위기의 한 가정과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이 소설은 어두운 그림자가 보여지지 않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마마 탄두리는 여전히 아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소설<마마 탄두리>는 우리 사회에 작은 울림을 주는 이야기다. 우리의 관점으로 보자면 조현병에 가까운 지적 장애를 가진 형 아쉬르바트에게 편견과 차별이 없는 세상을 원하는 마마 탄두리의 작은 소원, 내 아이가 세상에서 온전하게 살아가고 싶은 희생과 비애가 고스란히 녹여져 있다. 그것은 딸로 태어나길 바랬던 막내 에른스트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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