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와 대홍수
유현산 지음, 김삼현 그림 / 이마주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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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진흙으로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런 직업은 까마득한 옛날, 룰루의 조상들이 수메르란 나라를 만들 때부터 있었을 것이다. 우르의 모든 집, 신전,학교는 진흙벽돌로 지어졌고, 모든 책과 문서도 흙판에 새겼다. 그런데 그 진흙이 아빠를 빼앗아 갔다. 한 달 전 ,이층집을 만들던 공사장에서 벽돌이 무너져 내렸는데, 그 밑에 아빠가 깔리고 말았다. (P9)


"뭐라고 쓰여 있는 거야?"
운닌니가 글자들을 읽었다.
"함무라비 33년, 달의 신 난나가 아홉 번째 여행을 시작할 때 성스러운 엔키의 깊이를 1로 이르노라."
룰루가 물었다.
"뭔 뜻이야?"
"함무라비 33년은 작년이야. 달의 신 난나의 아홉 번째 여행은 아홉 번째 달을 말하는 거지. 엔카는 물의 신이잖아. 그러니까 엔키의 깊이는 유프라테스의 깊이를 뜻해. 다시 말하면 작년 아홉 번째 달이 시작되는 첫날, 유프라테스 강의 깊이를 1로 본다는 뜻이야."(P72)


운닌니 친아버지가 룰루에게 말했다.
"네가 룰루라는 사나이로군.용맹해 보여. 넌 운닌니처럼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낭비하진 않겠구나. 사자처럼 초원을 뛰어다닐 거야."
"저는 그림을 그리는데요?"(P120)


"엔키 신이여. 니누르타와 두무지 신이여. 우리를 지켜 주소서."
성벽의 틈새가 더 벌어졌다. 더 많은 강물이 우르르 쏟아져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북문과 서문의 큰 길이 잠기고 신전 앞에도 물이 찰랑거렸다. 강물은 여러 갈래로 갈라져 집들이 모인 골목에까지 흘러들었다."(P144)


이 책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대해서 창작 동화의 형식을 빌려 그 시대의 모습을 룰루와 룰루 또래의 소년 운닌니를 통해 말하고 있다. 진흙으로 건물을 짓는 룰루의 아버지가 예기치 않은 이유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그림을 좋아하는 룰루응 아빠가 해왔던 일으 하면서 , 삶을 연명하게 된다. 룰루는 어느날 지구라트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되는데, 3층에서 떨어진 사람은 엔키신을 모시는 신전의 신관이면서, 수메르어를 쓰는 루이난나 선생님이었다. 


룰루와 운닌나는 루이난나 선생님의 죽음으로 인해 만나게 되었으며, 루이난나 선생님이 남겨 놓은 흙판을 발견하게 된다. 두 소년은 그 흙판 속에 있는 문양을 보면서, 루이난나 선생님이 자신의 목숨을 잃으면서도 지키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찾아 나서게 되었다. 그것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운명을 가르는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의 대홍수는 언제 일어나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예언이며, 그 시대에 신전이 만들어지고, 신관을 두어서 자신들이 지키고 싶었던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실체에 접근해 나갈 수 있다. 


루이난나 선생님의 흙판은 18이 아닌 108이라는 숫자를 의미하고 있었다. 두 소년이 찾아낸 글자는 대홍수의 날짜가 바뀔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암호이다. 두 소년은 그렇게 흙판 위에 쓰여진 암호를 발견함으로서 대홍수가 언제 일어나는지 예측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문명의 발생지와 강, 그리고 그 강을 끼고 살아가는 농민들의 삶을 예측할 수 있으며, 대홍수가 언제 일어나는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이유는 그들의 삶의 터전히 하루 아침에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홍수는 메소포타미아 인들의 수학이 일찌기 발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기하학도 덩달아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또한 중국의 황하 문명도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흡사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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