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뼈의 아이들
토미 아데예미 지음, 박아람 옮김 / 다섯수레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왕이 우리의 죽음과 함께 묻으려 한 진실
"처음엔 오리샤에선 희귀하고 신성한 마자이족이 번영을 누렸단다. 열 개 부족으로 이루어진 마자이들은 저 위의 신들로부터 제각기 다른 재능을 부여받고 이 땅에서 그 힘을 휘두를 수 있게 되었지. 물을 주무르는 마자이, 불을 일으키는 마자이,마음을 읽는 마자이, 심지어 미래를 내다보는 마자이도 있었어!"(p29)


제일리가 처음으로 자신의 힘을 시험하고자 손끝에서 부드러운 연보라색 광채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점점 궁금해진다. 제일리는 또 무얼 볼 수 있을까? 여전히 마법을 생각하면 맥박이 빨라지지만 한편으론 저 기운을 한 번만이라도 경험해 보고 싶다. 빈티의 손에서 퍼져 나가던 그 색색의 빛이 다시 기억 속을 메우기 시작할 무렵 제인의 외침이 들린다. (p184)


"이몰레 아원 오리샤." 그의 입에서 요루바어 주문이 물처럼 흘러나온다."탄 시 미 니 키아 바이. 탄 이몰레 시 이파세 아원 아모 레!"(p204)


제일리는 일어나서 손으로 눈물을 닦는다.
"너 자신을 속이는 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고귀하신 왕자님. 하지만 내 앞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진 마. 나는 네 아버지가 죗값을 치르게 할 거니까. 그리고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척 내 고통을 짓밟아 버리면 너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p394)


"아마리!"
그 매서운 눈초리에 피가 얼어붙는다. 하지만 이제 나는 칼을 갖고 있다. 이제는 칼을 내리치는 것이 두렵지 않다.
'용감해지세요.공주님.'
빈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애의 선홍색 피가 기억 속을 파고 든다. 이제 그 애를 위해 복수할 수 있다. 아버지를 벨 수 있다. 마자이들이 저 위병들을 맡아준다면 칼로 아버지의 목을 베는 거다. 아버지가 저지른 그 모든 학살.아버지가 죽인 그 모든 가엾은 영혼을 위해 응징을...(p553)


날렵하게 칼을 휘둘러 그의 허벅지를 찌른다. 그는 괴로워하며 비틀비틀 물러선다. 내 칼이 그렇게 치명적일 거라곤 생각치 못한 탓이다. 나는 그가 아는 어린 소녀가 아니다. 나는 공주다. 여왕이다. 사자너다. 나는 계속 밀어붙여 내 심장을 겨누는 아버지의 칼을 막는다. 이제 그도 내 공격을 경계하며 무자비한 칼부림을 이어간다. (p642)


소설 <피와 뼈의 아이들>은 제일리, 이난, 아마리 세사람이 등장하여 전체 스토리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제일리는 검은 피부에 하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마법을 쓰는 마자이족의 후손으로 6살 되는 어린 나이에 사란 왕에 의해 죽어야 했던 엄마의 모습을 코앞에서 목격하게 된다. 사란왕은 마법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마법을 가지고 있는 마자이족에게 혐오감을 느꼈으며, 그들이 마법이 사라지는 그 순간 마자이족을 학살하게 된다. 그로 인해 마자이족 아이들은 사란왕이 있는 왕국에서 최하층민으로서 차별과 고통을 감내하면서 불안 속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제일리는 엄마의 죽음 이후 11년이 지난 시점에 마법을 자시 얻을 수 있는 성물 하나를 바닷 속에서 구하게 되는데, 세 개의 성물이 모이게 되면, 제일리는 엄마의 복수를 현실화할 수 있게 되는 강력한 마법의 힘을 가질 수 있다.


소설 속 또다른 주인공 이난과 아마리는 왕국의 후계자로서 왕세자와 공주 출신이다. 두 사람 사이에 사란왕이라는 존재는 아버지이지만,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사랑왕의 권위적이면서, 잔혹한 힘을 마주하게 되는데, 공주 아마리는 마자이족 출신 제일리의 절친이기도 하다. 두루마리를 찾아서 마법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 빈타는 그로 인하여 사란왕에게 끔찍한 죽음을 당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아마리는 충격을 받게 되었다. 마마 아그바의 예언은 제일리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 나갈 것이며, 11년간 두려움과 공포 속에 살아야 했던 제일리가 사란왕에게 어떤 방식으로 증오와 복수를 표출할 것인가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한편 이 책을 쓴 작가 토미 아데예미는 나이지리아 출신 미국인으로 흑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소설 속 주인공 제일리에 투영시켜 나가고 있으며, 자신의 욕망과 욕구를 판타지 소설 <피와 뼈의 아이들>에 고스란히 투영하고자 하였다. 이 소설은 판타지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이며, 사란왕의 죽음 이후, 제일리와 아마리 공주, 이난 왕세자의 앞으로의 변화된 모습이 기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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