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살아갈 용기를 얻다 - 한 손으로 쓰는 삶의 이야기
김정찬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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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첫 책 <팔을 잃고 세상을 얻다>, 모든 작가에게 첫 책은 그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내 첫 책이 커다란 행복을 안겨줄 줄은 몰랐다. 물론 행복을 만들어 줄 거라 생각은 했지만 내가 가늠한 행복 수치를 훌쩍 뛰어 넘었다. (p48)


나의 팔? 한쪽이 없다. 그래서 할수 없는 일? 분명히 있다. 하지만 글 쓰는 일은 할 수 있는 일이다. 만약 내가 유명해지고 싶어서 글을 쓰고자 마음먹었다면 글쓰기도 엄청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내게 글쓰기는 그리 힘들지 않다. 한 사람이라도 내 글을 읽고 힘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쓰기 때문이다. (p49)


책을 펴낼 때 사실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내 이야기가 세상으로 나간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앞섰다. 다른 작가들도 그런 심정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무척 심했다. 11층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알리기조차 두려웠다. 책이 형편없다는 이유로 독자들에게 손지검이라도 당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독자들은 오히려 나를 격려해 주었다. 그 격려로 글을 계속 쓸 수 있는 힘을 얻었다. (p54)


글쓰기를 하면서 생각했다.
'나에 대해 놓치고 있는 점은 없을까?'
답은 어렵지 않게 나왔다.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는 인정하기 시작했다. (p84)


스물 다섯 살, 2017년 11월, 첫 책이 나왔다.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선명하다. 동기 형의 음악회 자리였다. 연주를 듣는 중에 ,첫 책이 인터넷에 떳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p104)


글을 쓰는 내게 부자가 되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내가 쓴 글에 돈이 따라온다면 싫지는 않겠지만,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삶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 돈을 벌면 좋은 차를 카기보다는 어려운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다. 아무래도 크게 다치고 난 뒤 나누는 삶을 더 추구하게 된 것 같다. 나눔을 실천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받은 느낌이 든다.  (p115)


때로는 생각의 무게를 줄이고 행동에 더 치중해야 좋을 때가 있다. 그것을 가려내고 선택하는 일이 본인의 몫이기는 하다, 그래서 인생이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린 나도 그 '때'를 잘 가려낼 줄 모른다. 그냥 진실하게 살고, 진심으로 살고 ,남을 배려하며 살면 그 '때'가 자신에게 찾아오는 것 같다. (p160)


사고를 당하고 나는 절망했었다. 모든 걸 다 잃었다고 ,세상에 신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다행히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만약 신이 있다면 ,나에게 다른 사람을 사랑하며 살 기회를 준 거라 여기자는 마음도 얻게 되었다. 그렇지만 나도 침몰할 수 잇었다. 생각하면 아찔하다. (P173)


세상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찾고, 나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서 소중하게 생각하라고 말한다. 그래야 나의 삶이 풍성해지고, 현재의 삶에 만족해질 수 있다고 말하며, 그것은 상식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현실은 말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 주어진 것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고, 스처 지나가는 것에 대해서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살아가며, 내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내 앞에 놓여진 현실이 나의 의도와 다르게 펼쳐질 때 우리는 그 순간 삶의 변곡점을 만나게 되고,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저자 김정찬 씨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저자는 11층 에서 떨어졌다. 책에는 왜 떨어졌는지 말하지 않는다. 아마도 저자의 첫번째 책에서 자신의 불행에 대해서 언급한 것 같았다. 4년간 고통의 몸부림 속에서 견디며 살아온 지난날, 저자는 11층 30M 높이에 떨어졌지만, 팔과 다리가 크게 다쳤고,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 순간 또다른 고통과 만나게 되었다. 공황장애와 팔이 없음으로서 느끼는 환상통에 시달리면서, 자신에게 놓여진 현실들을 인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잃어버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 책을 읽는 이유는 바로 '삶의 의미'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보기 위해서다. 우리에게 삶의 의미는 추상적이면서, 현실적이다. 그것을 잃어버리면 그 사람의 삶은 망가지거나 파괴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고, 그 끈을 놓치지 않고 살아간다면, 현실이 암울하더라도 견딜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길 수 있다. 저자는 '삶의 의미' 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글쓰기를 시작하였고, 글을 쓰는 순간만은 자신의 제한된 현실을 잊을 수 있었다. 하루 내내 한 손으로 글을 쓰면서, 독수리 타법으로 써내려간 글쓰기는 점차 글의 수준이 올라가게 되었고, 문장이 부드러워졌다. 그것은 저자에게 있어서 새로운 변화였고, 글쓰기가 삶의 의미 그 자체였다.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다친 마음을 치유하게 되었다. 현실 속에서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게 되었고, 가진 것에 대해 만족하면서,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후회할 수 있는 그 순간에 저자는 후회에서 벗어나 희망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게 된 것이다.자신의 글이 누군가에게 희마의 씨앗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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