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은 마술사처럼 - 청중을 사로잡는 마술사의 7가지 비밀
데이비드 퀑 지음, 김문주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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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으로 우리 인간은 자기 눈으로 직접 본 것을 믿는다. 우리는 우리의 감각과 지각력을 믿는다. 우리는 스스로가 거짓 덩어리로부터 진정한 가치를 구분해낼 줄 알 만큼 똑똑하고 기민하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바보 같은 생각 가운데서 현명한 생각을, 사기꾼들 가운데서 강직한 이를, 똑똑한 척하는 이들 가운데서 천재를 짚어낼 수 있는 우리 능력을 믿는다. 보이는 대로 믿는다. (P22)


주술사와 능수능란한 정치가, 선견지명이 있는 사업가 같은 마술사들은 가정과 사실 간의 간극에 공격당하는 대신 오히려 이런 인간의 현실을 유리하게 잘 활용한다. 이들은 관객들에게 감명을 주고 설득하고, 동기부여를 하고 이끌기 위해 이 간극을 사용한다. 그리고 이 간극을 사용해 다른 사람들이 자기가 보고 있다고 착각하는 대상을 만들어내고, 그들이 느끼고 믿는 것을 지배한다. (P28)


마술사 역시 관객들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놀라움의 요소를 지키기 위해서다. 이상적으로는, 그 어떤 구경꾼도 똑같은 트릭을 두 번 보지 않아야 한다. 두 번 이상 볼 경우 구경꾼들은 '아하, 이번에는 저 마술사의 다른 쪽 손을 봐야겠네'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P73)


마술사들은 자신의 행위가 자아낼 최종적인 놀라움을 마음속으로 그려내는 것에서부터 계획을 시작한다. 바로 그 위치에서 자신이 선택한 바로 그 카드를 발견한 것처럼, 뭔가 '불가능한' 일이 벌어질 그 순간을 제일 먼저 계획한다는 말이다. 그런 다음 이러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언가 알아내고 만들어내며 거꾸로 작업한다. (P90)


공간적인 프레임의 개념은 우리가 '정박자와 엇박자'라고 부르는 시간 단위와 협력해 작동한다. 정박자는 마술사가 관객들에게 주의를 기울이라고 신호를 주는 순간이라는 점에서 시간의 프레임과 같다. 정박자 상황에서 관객들은 긴장하며 집중한다. 트릭이 자기 눈으로 좇는 것보다 앞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엇박자는 정반대의 순간들을 의미한다. 관객들이 중요한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의를 느슨하게 하는 때다. (P140)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 느끼고 싶은 것들을 바라보고 있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프리즘에 따라서 , 세상 그 자체를 객관적으로 바라 보지 못하고, 자기의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눈에 보여지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각이 주체가 되어서 해석하고 믿으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마술사는 바로 그러한 인간의 심리를 응용하는 직업적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관객들을 설득하려는 속성, 인간의 착각을 활용하여, 관객이 보고 싶은 것들,믿고 싶은 것들을 적재적소에 보여줌으로서 관객들을 설득하게 된다. 시간과 공간의 연속성 안에서 관객에게 타이밍을 잡아나가면서, 관객이 기대하는 것들,원하는 장면들을 보여줌으로서, 그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준다. 사람의 오감 속에 숨겨진 착각적인 요소들을 적절하게 끄집어내 ,상황에 맞게 배합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마술사가 관객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마술을 성공적으로 기획하는지 그 전 과정을 분석하고 있으며, 책을 읽는 독자들을 이해시키고자 한다.


마술과 마술사, 마술사는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다. 그 스토리는 마술사가 직접 기획하고 전략을 짜 나간다. 물론  그 스토리 안에는 정박자와 엇박자가 있다. 마술사들이 가지고 있는 기법들을 정박자와 엇박자를 활용해, 관객들이 정박자를 보고 있는 동안 엇박자를 활용해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관객들은 눈에 보이는 것들, 인간이 가지는 감각들 안에서 정박자를 바라보는 그 뒷면에는 엇박자가 숨어 있다. 노련한 마술사는 관객에게 정박자를 보여주면서 트릭을 써서 관객들을 또다른 매혹의 시간으로 이끌어 나간다. 인간의 감각에 대해서 그 감각을 이해하고 믿는 주체가 보편적으로 자기 자신이라면, 마술사는 바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그 감각의 주체를 자신이 아닌 마술사의 것으로 바꿔 놓는다. 즉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내가 직접 설계하고 기획하는 게 아니라, 내가 보고 싶은 것들을 마술사가 직접 설계하고 기획하면서 전략을 짜나가는 형식을 갖춰 나가는 것이다. 이 책에는 바로 바술사가 마술을 활용하는 그 과정들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으며, 마술사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트릭적인 요소들은 현실에서 어떻게 응용하고, 써먹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고 있다. 내가 보고 싶은 것들을 보는게 아니라, 마술사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설득'의 핵심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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