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풀잎관 2 - 2부 ㅣ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평점 :
퀸투스 포파이우스 실로는 코르넬리아 스키피오니스의 편지를 통해 드루수스의 소식을 접했다. 그 편지는 드루수스가 죽은 지 이틀이 지나기도 전에 마루비움에 당도했으며, 이는 드루수스의 모친이 지닌 놀라운 용기와 침착함을 증명했다. 그녀는 아들의 죽음을 실로에게 맨 먼저 알리겠노라고 아들과 약속했고, 그것을 잊지 않았다. (p189)
가장 짜증나는 부분은 마리우스의 계획이 아주 완벽하다는 점이었다. 술라와 그의 2개 군단은 단 한명의 적도 마주치지 않고 소라까지 진군하다가, 그곳에서 소규모 접전을 통해 티투스 헤렌니우스가 이끄는 작은 피케눔족 부대를 물리쳤다.소라에서 리리스 강의 수원으로 가는 길에서 그가 만난 사람이라고는 라티움과 사비니의 농부들이 전부였다. (p356)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가 (어린 카이사르의 표현을 빌리자면) 집정관 카토에게 주문을 걸어 그를 마르시족 전장으로 몰아낸 다음, 술라는 이탈리아인으로부터 로마의 모든 땅을 되찾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그의 고식 직위는 보좌관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남부 전장의 총사령관이나 다름 없었다. 단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붙었다. 이탈리아는 지쳐 있었다. 이탈리아의 두 지도자 중 하나인 마르시족의 실로는 나머지 지도자 한 명이 아니었더라면 항복까지 고려했을지도 모른다. 반면 삼니움족의 무틸리스는 절대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술라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무틸리스에게 이제는 명분이 사라졌음을 보여주어야만 했다. (p495)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오브 로마 시리즈를 처음부터 읽으면서, 율리우스는 언제 나오는거지, 자꾸만 생각하면서 읽어 나갔다. 나올 것 같으면서도 나오지 않는 그의 존재적 가치, 풀잎관 2권에 드디어 어린 율리우스가 나오고 있다. 그의 비범한 능력은 어려서부터 빛을 발하고 있었으며, 로마의 권력을 쥐고 있었던 가이우스 마르쿠스를 대신할 후계자라는 걸 이 소설에서 암시하고 있다. 소설은 바로 그 부분을 짚어 나가고 있다. 하나의 권력은 영원하지 않으며, 또다른 권력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유럽을 집어삼키는 로마의 중심 역할을 하는 그들에게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소설은 전편과 다르게 남성적인 부분들이 부각되고 있다. 동성애 코드도 별로 나오지 않고 있으며, 전장을 누비는 남자들의 죽음과 삶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권력과 불가분한 관계에 있는 그들에게 전쟁은 명예의 상징이었고, 로마는 이탈리아와 부딪칠 수 밖에 없는 운명적인 존재였다. 술라에게 있어서 전쟁은 자신에게 드리워진 지도자로서의 의심을 불식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며, 술라는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것이 어쩌면 그가 로마의 역사에서 한페이지를 남길 수 있었던 또다른 이유가 아닐까 싶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이라 했던가. 권력은 영원한 것이 없다. 부귀영화도 마찬가지였다. 이탈리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가이우스 마르쿠스에게도 그 말은 예외가 되지 않았다. 갑자기 찾아온 뇌졸중으로 인해 가이우스 마르쿠스는 반신불수가 되었으며, 그의 손과 발이 되었던 이는 아우렐리아의 총명한 아들 카이사르 율리우스였으며, 후계자의 교체는 예견되어 있었다.소설은 그렇게 카이사르의 등장, 그리고 키케로의 활약이 드러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로마의 권력 교체, 새로운 집정관이 들어오게 되고, 원로원은 재편되고 있었다.
이 소설은 권력과 정치의 불가분한 관계를 들여다 보고 있다. 그들에게 권력은 달콤한 것이지만, 그 권력에 걸맞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역량이라는 실체는 불분명하다. 전장에서 죽음을 불사해야 할 수 있고, 한 순간에 훅 갈수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물러날 수 없고,그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적절한 전략과 전술을 사용해야 한다.소설은 바로 그 부분을 짚어 나가고 있다. 지위자의 선택 뒤에 숨어 있는 또다른 그림자, 성공과 실패 뒤에 숨어있는 그 그림자의 실체를 들여다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