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보다 - 당신 안의 어린아이에게
선자연 지음 / 체리픽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도덕 시간, 요즘은 한창 '절제'에 대하여 가르치고 있다. 나는 절제가 여러모로 부족한데 이걸 가르치려니 마음이 불편하다. 도덕시간에 내가 하는 말 중 많은 부분들이 내가 잘 지키지 못하는 일에 관한 것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시간약속 잘 지키기, 충동구매 하지 않기, 욕심내지 않고 먹기, 정리정돈 하기 등 나열하자면 사실 끝이 없다. 
학생들은 정말 스펀지처럼 무섭게 내 말을 흡수한다. 내가 흘러가면서 말한 거라 나조차 잊어버린 사항들도 어찌나 단단히 기억하고 지키고 있던지 놀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렇다보니 내 말 하나, 행동거지 하나에 굉장히 신경 쓰인다. 
예전에 나를 가르치던 선생님들도 이러셨을까.
결국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군가에게 상처받았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또한 미숙한 인간, 상처와 고민이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나의 중심이 생긴다. 더 이상 멈칫거리지 않고, 내 갈길에 집중할 수 있다. 상대가 '완벽하다고만 생각했던' 그 누구이던 간에. (p118)


저자는 현재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오롯히 전달하고 있다. 초등학생 아이들의 행동 하나 생각하네에 담겨져 있는 순수함과 진심,그래서 저자는 선생님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말에 대한 무거움, 아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이 고스란히 투영됨으로서, 무심코 했던 말들이 아이들의 성장에 있어서 단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선생님으로서 자기 성찰이 돋보였다. 아이들을 통해서 저자는 자신의 과거의 모습을 들여다 보게 되었고, 자신을 가르쳤던 선생님도 나와 똑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다시금 생각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다지게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숲이란 자연 속의 숲이 아니었다. 스물 아홉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교실숲이다. 그 안에서 공동체로 지내면서, 아이들의 어른이자 리더로서 선생님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저자의 가치관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는 한 과목이 아닌 여러 과목을 동시에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그럼으로서 자신의 부족함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스스로 미성숙한 선생님, 미흡한 선생님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은 저자의 교사로서의 겸손한 자세가 드러나고 있다. 과학 시간을 마주하는 선생님과 도덕 시간을 마주하는 선생님, 그것은 저자의 또다른 모습이다. 지혜라는 것은 위로 향하는 것만 아니며, 아이들을 통해서도 지혜를 얻을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삶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특히 삶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성장과 변화의 시작점이면서, 끝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훈계하고, 말만 하는 선생님이 아닌, 부족하지만 행동으로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저자의 생각들이 눈에 들어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