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리어 마마
샐리 클락 지음, 김성순 옮김 / 영림카디널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교육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삶에서 자신이 주체라고 생각하는 근거를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싫어' 라고 말할 때 느끼는 감정을 존중해야 하지요. 무슨 말을 하든 나 자신이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으로 당당해져야 '저리 가세요. 내 몸에 손대는 거 싫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가 됩니다.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얼어붙어 버리고 맙니다. 노(No)라고 말해본 적도 ,존중을 받아본 적도, 그런 경우를 들어본 적도 없는 아이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난감해할 뿐이지요.(p42)


"수치심과 자기혐오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을 하기까지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여성공동체의 자매들에게 연민과 사랑을 느끼는 것은 그보다 쉬운 일이었죠. 이야기를 나눌수록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렸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마치 영혼의 자매처럼 나의 모든 것을 지지해주고 나를 온전히 받아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그들이 저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죠. 자매들을 사랑하는 만큼 내 자신에게도 그 정도의 사랑과 존중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115)


"나는 집 안 곳곳에 만든 작은 제단을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내가 앉아서 명상을 하던  곳에 만들었는데, 지금은 집 안 이곳저곳에 만들어놓았지요. 제단을 따라 돌아다니며 걷기명상을 합니다. 여성의 힘을 보여주는 선반, 내 인생을 거쳐 간 죽은 사람들의 사진을 모아둔 탁자, 나는 이런 공간을 거니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기억을 살아나게 하죠."(p159)


딸을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으로 성범죄 노출, 그리고 사회적인 불안과 걱정이다. 세상에서 온전히 자기 몫을 다하길 바라는 그 마음과 아내로서, 딸로서 제 갈길을 가기에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제도적인 틀이 여성들에게 딸에게 미흡한 점은 분명 존재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들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볼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말하고 싶은 책이며, 저자의 딸이 누군가에게 불행한 일이 닥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당당한 여성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방법도 엿보였다. 특히 사회적 안전망이 현존하지 않은 상태에서 , 남성의 허락하지 않은 스킨십이 찾아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저자의 생각 속에 숨어 있는 , 사회의 변화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변모해 나가야 하는지 생각해 볼 여지가 만들어진다.


자신이 허락하지 않는 모든 것들, 즉 누군가가 무엇을 요구할 때 거기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여성을 배려할 수 있는 사회적인 배려가 선행되려면 남성이 주도하는 제도 변화가 아닌, 여성이 주도하는 제도 변화가 중요하다. 샐리 클락은 스스로 자기 주체성을 가지면서 살아가는게 얼마나 힘든지 몸으로 느끼면서 살아왔다. 남자들은 NO 라고 말할 때, 그로 인한 큰 불이익은 없다. 그것은 사회가 그 남성의 NO에 대해 포괄적으로 허용하기 때문이다. 여성에게는 그렇지 않다. NO라고 말하는 그 순간 자기 주체성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새각하며, 배척하고, 사회에서 배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들은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수동적이면서, 적극적이지 못한 채 그동안 흘러 왔던 게 사실이다. 이 책을 쓴 저자 샐리 클락은 영국 사람으로서 여성으로서의 자기주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성에 대한 주체성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여성으로서 자신의 몸을 지켜 나가기 위해서, 성범죄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 더 나아가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기애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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