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통감 : 천년의 이치를 담아낸 제왕의 책
장궈강 지음, 오수현 옮김, 권중달 해제 / 추수밭(청림출판)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역사의 물줄기는 한껏 갈라졌다가도 다시 합해진다. 삼가분진,즉 세 가문이 진나라를 셋으로 분열시킨 역사에서 우리는 지도자의 기본 소양과 리더십의 조건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즉 리더십이란 나라를 잘 이끌기 위해 스스로 겸손하고 신중하게 나랏일을 처리할 뿐 아니라 사람들이 지도자를 기꺼이 따르게 하고, 자발적으로 일하게끔 만드는 능력이다. 또 우수한 인재란 그 누구보다 더 겸손한 사람이어야 함도 더불어 알 수 있다. 맡은 일이 있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 혹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 지도자의 위치에 서야 할 인물이라면 더더욱 철저한 원칙을 가지고 자신을 단속해야 한다. 노력한다고 세상의 모든 일을 처리할 수는 없다. 이 세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일을 단디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상황에 맞게 변화해 대응하지 않으면 이내 난관에 부닥치고 만다. 따라서 확고한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 길을 살피며 타당하고 적절하게 걸어가는 일도 중요하다. 이것이야말로 큰 일을 이룰 사람이 마땅히 품어야 할 마음가짐이다. (P36)


사마광의 <자치통감>은 1362년간의 중국 역사를다루고 있다. 권력의 상층부를 향하고 있으며, 제왕의 리더십을 이해하는데, 표본이 되는 책이기도 하다. 중국의 국부 마오쩌뚱은 <자치통감.을 17번 완독했으며, 이 책이 왜 제왕을 위한 책인지 반증하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왜 이 책이 사람들에게 널리 읽혀지게 되고, 중국의 역사서 사기, 춘추와 함께 3대 역사서로 불리는지 깊이 사유해 볼 가치가 충분이 있다.


나는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일화들 속에서 이 책이 안고 있는 본질을 찾아보게 되었다. 책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궁금했던 질문은 '왜 마오쩌뚱은 이 책을 17번 읽었고, 그의 정치적인 목표는 어디까지 향하고 있었느냐?"이다. 그건 이 책에 첫 머리에 등장하는 중국을 통일시킨 진나라의 진시황, 그리고 두번째 통일의 대업을 이룬 한나라의 유방, 중국 역사에 잇어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이 두 사람의 일대기가 이 책에 기록되고 있으며, 제왕으로서 그들의 성공과 실패가 바로 마오쩌뚱이 생각해 왔던 제왕적 리더십의 요체가 아닐까 싶다. 특히 제왕으로서 갖춰야 할 인재 등용의 기본적인 요건들, 그들은 어떻게 인재를 육성하였고, 등용하여 적재적소에 써먹게 되었는지 그 근간들을 찾아보며, 제왕학이란 무엇인지, 제왕이 되려면 갖춰야 할 요소 하나하나 짚어 나갈 수 있게 된다.마오쩌뚱이 이 책을 수십차례 완독했던 것은 그가 진시황이나 유방과 동일시 하고 싶었던 거대한 정치적 야망이나 이상향이 존재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제왕으로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상황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항우가 실패했던 이유는 자신앞에 놓여진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해서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왔던 제왕이 안고 가는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제왕에게 유연성과 융통성이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자신이 스스로 오만함을 경계하고, 겸손해야 하는 이유, 더 멀리 내다보고, 위험한 길을 스스로 벗어날 수 있는 제왕으로서 가야할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제왕에게 필요한 인재등용이란 어떻게 이뤄지는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을 나는 정치적인 관점에서 들여다 보게 된다. 정치인들을 보면 수많은 실패와 성공 사이에 흔들리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수많은 변수들이 그들 앞에 놓여지게 되고,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경우도 분명히 나타난다. 더 큰 화를 피하기 위해서 작은 화를 스스로 들어가는 것이다. 제왕이 갖춰야 할 요건들, 믿음과 신뢰, 원칙을 강조하면서, 그것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사마광의 <자치통감>을 읽는 사람들이 고전에 관심 있는 이들을 빼고 나면, 정치인들이 이 책을 필독서로 선택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여러갈래의 길이 앞에 놓여져 있을 때 스스로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은 고대의 역사속에 답이 있고, 그들은 그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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