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퍼스트 러브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19년 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228/pimg_7300591132137050.jpg)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228/pimg_7300591132137051.jpg)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228/pimg_7300591132137052.jpg)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228/pimg_7300591132137053.jpg)
한 편의 소설을 처음 펼쳤을 때 무심코 지나갔던 책 제목에 대해서, 그 책을 다 덮고 난 뒤 , 책 제목의 의미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날 때가 있다. 처음에 안개처럼 뿌옇게 흐려졌던 그것이 점차 안개가 걷히면서 내가 원하는 형상이 나타날 때, 독자는 그 순간을 즐기게 되고, 한 권의 작품 속에 감춰진 속살을 자세히 관찰하고 묘사하게 된다. 소설가 시마모토 리오의 <퍼스트 러브>가 바로 이런 경우였으며, 사람들은 '퍼스트 러브' 안에 감춰진 '첫사랑'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되면서,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지 궁금해지게 만들어 놓는다.
소설의 전개과정은 살인사건이다. 살인의 용의자는 '히지리야마 칸나'라는 이십대 초반, 극강 미모의 여성으로, 죽은 사람은 칸나의 아버지 히지리야마 나오토 였다. 칸나는 아빠의 죽음에 대해서 ,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며, 자신의 계획적으로 죽인 건 아니라고 고백하고 있었다. 스스로 수사과정에서, 재판 과정에서 실수에 의해 아빠는 죽었다고 주장하게 된다. 하지만 칸나의 말을 믿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으며, 그녀의 엄마는 칸나의 편이 아닌,칸나의 증인이 아니라 검사측의 증인으로 나서서 칸나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게 된다.
소설은 칸나의 임상심리학자 마카베 유키 선생님의 기준으로 소설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 칸나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그녀가 진짜 범인인지, 아니면, 아빠의 죽음 뒤에 숨겨진 원인은 무엇인지, 칸나와 대화를 통해서 진실을 풀어나가고 있었다. 소설에는 또다른 인물 안노 가쇼와 마카베 가몬이 등장하고 있는데, 성은 다르지만 배다른 형제인 두 사람은 소설 속에서 히지리야마 칸나의 살인사건에 깊숙히 연관되어 있는 또다른 인물이었다.
소설은 점차 진실을 찾기 위한 미로가 만들어지고 있다. 칸나의 국선변호사 안노 가쇼와 칸나의 관계를 들여다 보면 , 무언가 미묘한 감정의 변화와 행동의 동선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자신의 국선변호사를 믿지 못하고, 진실을 자세히 드러내지 못하는 칸나의 입장, 살인사건의 진실은 칸나의 몸에 남겨진 수많은 휴터와 상처들 안에 있었으며, 그것은 칸나의 성장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상처이면서, 트라우마였다. 소설은 바로 그 부분을 짚어나가고 있다. 이 소설에서 칸나가 범인이냐 범인이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왜 칸나의 아버지가 죽었느냐이다. 피의자로서 재판석 앞에 서있는 칸나는 자신의 생각과 무관하게 수사와 재판은 이어지고 있으며, 진실은 점점 더 미궁에 빠져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