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기대선 여자 빙허각
곽미경 지음 / 자연경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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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조선의 세손 이산의 이름으로 수어사 이창수와 문화 유씨의 막내 여식 이며, 집의 이병정의 누이동생인 이선정을 이번 동지연행의 일원으로 연경에 가는 것을 허락하노라. 이선정의 연경 여성에 불편함이 없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니 이에 합당한 처우를 부사 서호수가 결정학도록 하라."(p87)


"기댈 빙, 빌 허, 집 각 빙허각이온데 '허공에 기대어 선다'라는 뜻으로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겠다는 각오를 담은 이름입니다." (p107)


"아씨와 도령들이 새 학문인 기하학을 훌륭하게 잘 따라오고 있어 다음부터는 팔선법을 공부하려고 합니다. 팔선법은 원의 둘레를 기본으로 정현(sin), 여현(cos),정시(versin),여시(coversin),정절(tan),여절(cot),정할(sec),여할(cosec) ,즉 할원팔선을 다룹니다. 팔선법을 잘 익히면 지구와 달, 태양의 거리를 잴 수 있고, 행성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지형을 측량할 수 있어 성곽을 만드는 데도 사용됩니다. 또 일년 365일의 변화를 예측하거나, 수레나 배 같은 기계를 제작하는 에도 활용됩니다. 팔선법은 고래로부터 있었으나, 서양으로 전수되어 보다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다가 다시 중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공부가 쉽지는 않으니, 새로운 마음의 준비들을 하길 바랍니다."(p157)


조선의 여성 실학자 빙허각 이씨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18세기 조선시대에 빙허각이 아닌 이선정의 이름으로 살아왔던 빙허각은 어릴 적부터 총명함을 드러내게 되었고, 스스로 학문를 깨우치게 된다. 하지만 시대적인 상황은 여성에게 공부를 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공부를 하더라도 쓸 수 있는 곳이 여성들에게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빙허각 이씨의 아버지 수어사 이창수는 자신의 딸의 총명함이 어딘가 쓰여질 거라 생각하였고, 딸을 연경으로 보내게 된다. 청나라 말을 스스로 익혀서 연경에 있는 서양의 문물들을 눈으로 보고 ,느끼고, 체험하면서, 조선에 어떻게 쓰여질지 스스로 찾아나서게 된다. 청나라에서 배운 실학적 지식들을 조선의 현실에 맞춰 바꿔 나가게 된다. 자칭 여성 선비라 볼리었던 빙허각 이씨는 여느 여성들과 다른 삶을 삻아왔으며, 실학자로서 청나라 연경에서 배운 기하학과 천문학, 과학에 능하였다. 기하학은 조선의 건축 양식을 튼튼하게 해주면서, 수학적 계산에 따라서 조선에서 그동안 써오지 못하였던 독특한 측량법을 스스로 개발해 나가게 된다.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을 거지고 있으며, 빙허각 이씨는 아녀자로서 다양한 분야에 특출한 재능을 뽐내게 된다.달성 서씨 집안 서유본에게 15세 되던 해에 시집간 빙허각 이씨는 아들 민보와 딸 선유를 낳고, 그 시대에 맞는 여사(女士), 즉 여성선비로서 남자들이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찾아서 바꿔 나가게 된다. 달성 서씨 가문에서 시집오면서, 집안에 있는 수많은 장서들은 빙허각의 지적인 사유물이 되었다. 자신의 재능들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결혼 이후 증폭되어 스스로를 돋보이게 된다. 빙허각이 가지고 있는 재능들은 눈여겨 보았던 조선시대의 임금 정조 이산은 빙허각을 각별히 챙기고 싶었다. 궁에 들어와서 빙허각 이씨가 스스로 할일을 찾도록 도와주겠노라 하지만, 빙허각은 이산의 조건을 거부하게 된다. 책에는 최초의 여성 백과사전 '규합총서'를 편찬한 빙허각의 일생이 기록되고 있다.남편 서유본의 죽음 이후 정절을 지켜왔던 빙허각 이씨의 삶이 눈에 들어왔으며 그 시대의 사회의 변화상을 엿볼 수 있다. 조선시대 신사임당에 비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빙허각의 삶이 부각되면서, 시와 서에 능하였고, 지적인 사유물을 가정 백과사전 '규합총서'를 펴내어 그 당시 여성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온 빙허각의 남다름을 느낄 수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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