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관 1 - 2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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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아의 동정은 불필요했다. 아우렐리아는 자기 처지에 아주 만족했고결코 남편을 그리워하지도 않았다. 사랑이 모자라거나 아내로서의 의무를 저버려서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남편이 떠나 있는 동안은 그가 반대하거나 비난하지 않을까. 혹은 자신이 하던 일을 그만두게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없이 마음껏 일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p83)



어린 카이사르를 만나본 선생은 마음을 바꾸었다.
"아이의 배경 때문도 아니고 아이가 놀랍도록 총명해서도 아닙니다." 루푸스에게 니포는 말했다. "내가 어린 카이사르의 가정교사가 되려는 이유는 아이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입니다. 또한 이 아이의 장래가 염려되어서고요. (p101)c


갈라티아는 별난 곳이었다. 페르시아계, 시리아계,세르만계,히타이트계, 켈트족이 거주하는 아대륙의 전초기지로 ,시리아계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갈리아의 브렌누스 왕 혈통을 이어받은 켈트족 이주민처럼 금발은 아니었지만 어쨋든 피부는 흰 편이었다. (p150)


7월에 일행은 아락세그 강에 이르러서 가파른 강 계곳을 천천히 통과했다. 마트리다테스는 그의 행렬이 끼친 모든 손해에 대해 농부들에게 양심적으로 보상을 해주었다. 이런 거래는 전부 손짓으로 이루어졌다. 그리스어를 조금이라도아는 사람은 에우프라테스 강 유역에 사는 이들뿐이었던 것이다. (p221)


물론 아라우시오 전투는 수십년에 걸친 병사들의 사망 사건 중에서도 정점을 이루었다. 병사들이 죽어나가면서 반도 전체의 남자 인구가 갈수록 부족해졌으며, 그 여파로 농장과 사업체가 버려지거나 빚 때문에 팔려나갔고 어린아이나 일할 수 있는 젊은 남자가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병사들의 죽음은 로마인과 라티움인들에게 똑같이 영향을 끼쳤으므로 전적으로 그 탓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p258)


두달 동안 그 상황은 변함없이 계속되었다. 다만 닷새에 한번꼴로 카이피오가 가하는 매질의 방식이 바뀌었을 뿐이다.아내의 몸에서 특정한 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때림으로싸 다른 부위가 나을 시간을 주는 식이었다. 그에게 매질이 가져다주는 성적 흥분은 억누를 수 없을 정도였고, 권력의 감각은 환상적이었다. 이제야 그는 옛 풍습에 담긴 지혜, 가부장제가 생겨난 근거를 이해하게 되었다. 여자라는 존재의 진정한 목적을 깨달은 것이다. (p324)


카토 2세가 태어난지 두 달이 되던 해 리비아는 죽었다. 어떻게 보면 행복한 죽음이었다. 그녀는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고 있었고, 자신의 죽음이 남은 사람들에게 덜 가혹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일을 하려고 힘닿는 데까지 애썻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존재는 리비아에게 엄청난 위안이었다. 그녀의 아이들은 사랑과 가족적 분위기 속에 보살핌을 받게 될 것이다. 코르넬리아 스키피오니스에게서 힘을 얻은 리비아는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더는 저주나 '악마의 눈'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자신보다 오래 살 운명인 사람들의 앞날이 훨씬 더 중요했다. (p439)


역사책에는 댜체로 감정을 서술하지 않는다. 소설에는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 안에 사람이 존재하며,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이 들어간다. 이 둘의 차이는 과거를 들여다보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간다. 단순히 역사는 굵직굵직한 사건 사고들에 집중하는 반면에, 역사 소설은 역사의 한 페이지 뒤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고자 한다.역사가 거시적이라면, 역사 소설은 미시적이다. 콜린 매컬로의 <풀잎관 1>은 로마 시대의 은밀한 사생활과 전쟁 뒤에 숨어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스펙트럼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져서 여느 운명적인 요소들과 북딪칠 때 어떤 변화를 야기하는지 상상하게 도와주고 있다. 


가이우스 마르쿠스가 가지고 있는 권력과 그 주변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여섯번째 집정관이 되었고 일곱번째 집정관이 되어지는 가이우스 마르쿠스는 로마 시대의 한 주축을 이루고 있다. 명망높은 가문들은 권력의 뒤안결에서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생존방법들을 터득하게 된다. 가이우스 마르쿠스와 또다른 인물 술라, 그들은 로마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는 존재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소설은 조만간 또다른 역사적 변곡점을 마주할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그 변곡점의 중심에는 권력자의 삶과 죽음이 있으며, 죽음은 또다른 권력자를 잉태하는 주춧돌이 된다. 로마의 불세출의 영웅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등장이 예견되고 있으며, 그의 어린 시절의 성장 과정들을 엿볼 수 있다.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로마와 로마가 편입한 속주, 그 주변의 전쟁들은 로마인들의 삶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잇으며, 아시아의 속주, 아프리카의 속주들을 관리해야 하는 집정관의 역할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권력 뒤에 숨어있는 은밀한 사생활 ,그 은밀한 사생활이 도덕적이지 않은 요소들로 채워져 있을 때 어떤 문제점을 야기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로마 사회의 커다란 문제는 로마법의 제정으로 이어지게 되며, 로마법이 개정되면, 그것은 곧바로 로마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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