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기억의 예술관 - 도시의 풍경에 스며든 10가지 기념조형물
백종옥 지음 / 반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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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유럽에서 홀로코스트가 일어났을까. 히틀러와 나치는 왜 그토록 유대인을 박해했을까.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의 배경을 파악하자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그것의 근원은 '반유대주의' 라고 하는 역사적인 흐름에서 찾을 수 있다. 반유대주의는 유대교와 기독교의 갈등에서 시작되었다. 유일신을 믿는 유대교와 기독교는 원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지만, 예수의 출현과 죽음을 계기로 기독교가 유대교에서 완전히 분리되었다. 기독교들이 보기에 예수를 십자가에서 죽게 만든 이들은 바로 유대교도들이었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서기 313년 콘스탄티누스대제에 의해 로마제국의 국교로 공인되었고 유럽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에 비해 유대인들은 로마 제국에서 쫒겨나 나라를 잃고 유랑 생활을 하는 신세가 되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선민의식을 가진 유대인들이 기독교 체제로 변한 중세 유럽의 곳곳에 정착을 하면서도 자신들의 전통적인 종교와 문화를 고수하였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중세 유럽 사회는 유대인들을 늘 이방인으로 대했고 달가워하지 않았다.그런데 대금업이 금직된 기독교 사회에서 기독교인들 대신 그 업종에 종사한 이들이 바로 유대인들이었다, (p63)


그 시대의 누군가의 기억들은 기록으로 남겨진 채 시대를 거슬러 오라간다. 기록되었기에 후세에 사람들은 그 기록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또한 어떤 이는 역사적 기록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지우거나 왜곡해 버리는 경우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하나의 역사관이 아니라 다양한 역사관이 우리 사회에 현존하는 이유는 그 시대의 역사적 사건들의 진실들을 찾아가고, 그것이 발판이 되어서 인간들 스스로 반성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다. 반성은 결국 같은 일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라는 기대심리에서 시작되고 있으며, 우리는 답을 찾기 위한 노력들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시대와 장소, 시간이라는 세가지 요소들이 역사적 사건들과 결합될 때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끄집어내야 하는지 진지한 담론이 필요하다.


이 책에는 베를린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 시대적 배경은 나치 독일이다. 독일하면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히틀러였으며, 유대인이다. 히틀러는 그 시대의 유럽 사회의 상징적인 존재이며, 반유대주의의 정서를 대변한다. 그는 반유대주의 유럽 사회를 등에 힘입어, 유대인 학살에 동참하였다. 독일과 한국의 흡사한 점은 같은 동시대에 비슷한 아픔을 겪어왔다는데 있다. 독일에서 유대인 학살과 홀로코스터로 인해서 죽음을 마주해야 하는 유대인들의 상흔들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는 역사적인 요소들이다. 한나 아렌트가 분석했던 '악의 평범성'이 회자되는 이유는 인간이 어떻게 어떤 형식으로 악을 집행하는지 고민하기 위해서였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요소들에 대해서 문화적인 요소들, 그 시대와 호홉하였던 문화재의 재배치를 통해서 그 시대를 기억하고자 한다.베를린에서 그들이 기억하기 위해서 설치했던 기념 조형물들은 한국에 있는 기념 조형물과는 또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 그들이 살았던 곳에 문화재를 배치함으로서 그들과 간접적으로 호홉하고 싶었던 독일인들의 생각이 엿보였다. 길거리 곳곳에 사람들이 지나가는 곳에 동판을 설치하고, 장애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장애물을 통해서 그때의 아픈 순간을 기억하는 것을 보고 있자면, 개발의 논리에 밀려서 문화재가 다른 곳으로옮겨지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서 문화재가 살아있는 역사가 아닌 죽은 역사를 가리키고 있음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역사에 대한 인식변화는 문화재의 재배치, 기념 조형물의 재배치에서 시작되며, 한국이 독일에서, 서울시가 베를린 시에서 배워야 할 요소가 무엇인지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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