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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 아저씨 - 좌충우돌 자영업 생존기
마정건 지음 / 청년정신 / 2019년 1월
평점 :
이제 학교 앞 문구점은 대형 매장의 보완재로 전락했다. 갑자기 문구가 필요한데 대형 매장까지 갈 시간이 없을 때 , 기름 값 들여가며 대형매장까지 갈 시간이 없을 때, 기름 값 들여가며 대형매장 가는 게 비효율적일 때, 볼펜 한 자루처럼 낱개로 살 때, 대형 매장에서 취급하지 않는 것들을 구할 때, 대형 매장에서 물건이 떨어져 문구점에서 살 수 밖에 없을 대, 대형 매장에 가기가 너무 멀고 귀찮을 때, 상품권을 살 때, 복사나 코팅을 할 때,꼬리 빗이나 머리끈 사러 올 때, 손주가 할아버지한테 아무 장난감이든 좋으니 지금 당장 사달라고 마주 조를 때나 학교 앞 문구점을 이용한다. (p143)
대한민국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사회의 변화에 대해서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 변화가 우리 사호에 큰 부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되고, 그 도태되는 것에 대해서 당연시하는 사회가 되면서 , 연대나 공존보다는 경쟁을 우선시하는 사회로 바뀌게 된다. 이런 과정들은 경제 구조가 점차 자본주의 경제 체제로 나아가면서 , 신자유주의사회가 우리 앞에 도래화면서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소수의 자본가들이 다수의 연세사업자들을 잠식하게 되면서 많은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서점과 슈퍼, 문방구는 사양사업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그건 마트라는 복합적인 공간이 나타나면서, 사람들이 무언가 필요한 것을 살때 한 공간에서 모든 걸 해결하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나타난 변화들이다. 각 동네마다 있었던 작은 문방구들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기인한다.
저자는 남들이 안된다고 말리는 문방구 업종에 뛰어들어서,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다. 100원짜리 장사를 하는 문방구의 특징을 보자면, 다양한 물건들에 대한 가격을 주인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며, 문방구의 주고객들의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들의 특성에 맞춤형 물건을 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물건들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다. 대다수 초중고 아이들을 고객으로 삼고 있어서, 아이들이 우르르 몰리게 되면, 긴장하게 된다. 물건을 사는 사람과 물건을 파는 사람의 입장이 다른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진열해 놓은 문구들을 헤집어 놓고, 물건 하나 달랑 사가지고 가면, 문방구 주인은 화가 나게 되고, 그 물건을 가지런히 재배치하기 위한 시간들이 필요하다. 마진이 적은 물건들을 깍으려고 실랑이를 벌여야 하는 순간 순간 무심코 지나가는 것들, 문방구 주인의 애로점들이나 고충들을 이 책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잇고, 공감하게 된다.
그럼에도, 돈이 안 되는 장사임에도 저자는 문방구 주인이 되어서 5년을 버텼다. 고객들 중에서 자신에게 이익이 안 되는 고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도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학교 앞 문방구는 하나의 랜드마크이며, 추억이기도 하다. 돌이켜 보면, 내가 다녔던 학교 앞 문방구가 다른 건물로 대체되는 경우를 종종 볼 때가 있다. 문방구 주인이 교체가 되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 있거나, 문방구가 아이스크림 매장이나 편의점 매장으로 바뀔 때, 이유없는 허무함이 물밀듯이 밀려올 때가 있다. 어릴 때의 기억 한켠이 사라진다는 그 느낌을 이 책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었고, 저자의 생각, 자영업자로서 문방구 주인의 힘든 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